황하나 남편은 왜 죽었나…'그알' 바티칸 킹덤과 연관 추적

기사등록 2021/02/07 10:10:25
[서울=뉴시스]'그것이 알고 싶다' 6일 방송분(사진=방송화면 캡처)2021.02.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집행유예 기간에 또 마약을 투약하고 절도까지 저지른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가 마약 범죄 조직과 연관됐다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6일 방송에서 '상태와 쭈라-황하나와 바티칸 킹덤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이들의 관계를 추적했다. 몇 년 전 가수 박유천의 여자친구로 언론에 알려졌던 황하나는 이후 박유천과 마약투약 혐의로 기소됐고,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시 마약을 투약해 구속된 상태다.

제작진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황하나의 남편 오모씨의 지인을 만났다. 지인은 지난해 9월 오씨가 황하나의 죄까지 대신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그 이후 두 사람은 급하게 혼인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잠든 황하나에게 자신이 몰래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던 오씨는 지난해 12월 돌연 진술을 번복했고, 이틀 뒤인 12월2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인은 "(오씨가) 자정부터 경찰서 가는 날까지 제가 같이 있었다"며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에는 오씨의 육성이 담겼는데, 그는 "제가 하나를 몰래 '뽕'(필로폰)한 것은 아니잖냐. 저는 8월에 뽕 처음 접했는데 아직도 제 팔에 (주사를) 못 놓는다. 솔직히 말하면 황하나가 저를 놔줬다. 내가 진실을 밝힐 거다. 남씨도 그걸 원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오씨에 앞서 극단적 선택으로 중태에 빠진 남씨와 황하나의 대화 중 텔레그램 마약방 바티칸 킹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집중했다. 황하나 일당이 검거된 뒤 온라인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마약총책 '바티칸 킹덤' 일당이 검거됐고, 마약왕 '전세계' 역시 검거됐다. 바티칸' 닉네임을 사용한 사람은 20대 청년 이모씨였다.

바티칸에 관련한 내용을 제보한 이에 따르면 바티칸은 1억원 물건을 도난당했다며, 남씨가 이를 갖고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황하나가 남씨와 녹취록에서 훔쳤다고 밝힌 XX이라는 이름의 마약으로 추정된다.

오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일주일 전, 황하나의 지인 남씨도 극단 선택 기도를 했다. 방송에 따르면 남씨의 유서에는 오씨와 함께 마약 판매를 했음을 고백하는 내용과 황하나의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씨의 제보자는 "사건 조사받으면서 26살인 줄 알았는데, 다들 형님이라고 하더라"라며 "장발에 깡마른 체격인 바티칸 곁에는 나이가 더 많은 직원 두 명이 함께 있었는데 바티칸을 '사장님'이라고 부르며 순종했다"고 증언했다.

중태 상태인 남씨 역시 '바티칸 킹덤'의 조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을 바티칸 체포 당시 같이 있던 사람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바티칸은 황하나를 만나려고 그 호텔로 간 것"이라며 "제가 직접 운전해서 데려간 거고 사건 내용 80%를 알고 있다"고 했다.

제작진이 이 제보를 근거로 사건 윤곽을 잡아가던 중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억울함을 호소한 편지의 주인공은 바로 '바티칸' 이씨였다. 수감 중 직접 쓴 손편지에서 이씨는 "황하나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다. 진짜 마약 총책은 따로 있다"고 언급했다.

오씨와 남씨를 알고 있던 지인은 "너무 분하고 억울하다. 황하나로 인해서 이 모든 일들이 벌어졌는데 여죄까지 덮어씌우는 건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남씨의 형은 "거래 루트가 없는데 그걸 잡아준 게 황하나가 아닌가 싶다. 마약을 하던 황하나가 루트를 잘 알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바티칸의 공소장에 동생이 공범으로 기재된 것에도 억울함을 드러냈다.

'바티칸' 이씨의 가족들은 "아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 죄는 받겠지만 하지 않은 일까지 덮어 씌우면 안 된다. 분명히 위에 누군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씨 역시 제대 후 스토레이드제를 알아보다 '전세계'를 알게됐을 뿐 자신은 딜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황하나의 아버지도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딸 교육을 잘못시켜서 사회적 혼란스러운 일을 일으켜 죄송하다. 이번 사건은 의도적으로 마약 판매상이 돈이 있어 보이는 하나를 고객, 타깃으로 삼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하나를 병원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강남의 한 호텔에서 하나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오씨가 본인도 모르게 본인이 마약상이었다는 걸 나한테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또 황하나는 남 씨 일행에게 마약을 공급받았을 뿐 바티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용산경찰서 유치장에 가서 (황하나에게) 물어봤는데 자기는 (바티칸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남씨가 바티칸인 줄 알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오씨와 남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마약을 판매하는 데 있어 엄청난 압박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그 이유가 내 딸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뭘지 걱정스럽고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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