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남편 사망 후 두 자녀와 극단선택한 아내···왜?

기사등록 2021/02/07 14:52:02 최종수정 2021/02/07 15:02:18

교통사고사 남편 장례식 치른 뒤 일가족 숨져

경찰 "극단적 선택 추정…남편 사망과 연관성 여부 등 조사 중"


[인천=뉴시스] 정일형 기자 = 최근 교통사고로 숨진 부천 경찰관의 부인이 자택에서 자녀 2명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인천 삼산경찰서와 부천 원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10분께 부평구의 주택에서 부천지역 경찰관의 부인 A(40)씨와 두 자녀(10대 미만)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강제로 현관문을 연 뒤 A씨 등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와 자녀 1명은 거실, 또 다른 자녀 1명은 욕실에서 각각 숨져 있었다.

현장에서는 A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남편 B(41)씨는 부천 원미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 지난 3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의 사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신호를 위반한 BMW 차량에 치여 숨졌다. B씨는 평소 성실함을 인정받아 지난해 정기 특진 대상자로 선정돼 경사에서 경위로 1계급 승진했다.  

경찰은 남편의 장례식을 치르고 난 당일 새벽 A씨 등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왜 남편이 숨진 사흘 만에 A씨 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남편의 순직 처리와 관련한 불만인지,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었는지, 집안 내부에서 발견된 '다량의 혈흔'은 무엇인지 등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부천의 경찰관들은 A씨와 B씨는 부부관계가 좋았으며 교통사고 사망 당시 근무 외 시간이었기 때문에 순직하고는 연관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경찰은 집안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에 미뤄 극단적인 선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부천 원미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경찰관이 지구대 교대 근무라 교통사고 사망 시점엔 근무시간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B씨의 순직 처리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평소 남편과 부부관계가 좋았으며 남편 장례식을 치를 때도 빈소를 꿋꿋이 지켰다. 본인 스스로가 이겨내기 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경찰은 A씨 등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삼산서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편 사망과 연관성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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