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공매도했던 셀트리온 되사나

기사등록 2021/02/02 05:00:00

전문가들 "숏 커버링, 공매도 포지션 바꾼 것 아냐"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8일 오후 인천 연수구 셀트리온 2공장 연구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외국인투자자와 기관이 한국판 게임스톱이라 불리는 반(反)공매도의 대장주로 부각된 셀트리온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해 공매도 포지션을 바꾸는 것인지 주목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셀트리온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4만7000원(14.51%) 상승한 37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 주식 3524억원 어치를 사들였고, 기관 역시 1172억원 어치를 매집했다.

셀트리온 주가 급등은 피하주사(SC)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가 지난달 28일 캐나다 보건부로터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판매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동학개미들이 미국 '게임스톱 숏스퀴즈(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급등할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 사태와 같은 공매도 반대 운동을 벌이기로 한 점이 한국판 게임스톱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게임스톱이 촉발한 국내 동학개미의 공매도 전쟁에 대한 우려감이 매수로 작동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앞서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반공매도 이슈와 관련 국내에서 공매도 잔고가 많은 공매도가 많은 셀트리과 에이치엘비를 중심으로 단체 주주행동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는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공매도 잔고 1위를 기록 중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을 뜻한다.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실제로 내려가면 낮은 가격에 사서 되갚는 식으로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2조1464억원으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이 4.83%를 차지한다. 유가증권시장 2위인 넷마블(1522억원)과의 격차는 14배에 달한다. 공매도가 금지되기 전인 1년 전(2조1881억원과) 비교해도 줄지 않았다.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잔고는 3조1383억원으로 시총 대비 6.57%를 차지한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협회에서 운행을 시작한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가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인근에 주차돼 있다. 2021.02.01. mspark@newsis.com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은 지난 2018년 2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긴 후에도 공매도 위협에 시달려왔다. 2008년 837억원에 불과하던 셀트리온 전체 매출은 13년 만인 지난해 1조1285억원을 달성,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인색한 분석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돼왔다. 실제로 JP모건이 지난해 12월7일 내놓은 '한국 2021년 전망' 내용의 보고서에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팔라'는 향후 주가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외국인은 보고서가 나온 이후인 8일 셀트리온을 약38만주를, 기관도 셀트리온을 4만주를 순매도했다.

 JP모건은 지난 9월에도 셀트리온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가를 당시 주가의 40%, 30% 수준인 19만원, 7만원으로 제시한바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8월13일에는 골드만삭스가 목표 주가를 당시 주가의 절반 수준인 14만7000원으로 제시하자 셀트리온의 주가가 4.23% 내린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공매도 세력으로 지목돼 온 외인과 기관이 반 공매도 운동을 우려한 숏 커버링(대차 잔고 상환을 위해 매수하는 매매)에 나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번 셀트리온 매수가 공매도 포지션을 바꾼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외인과 기관이 공매도 포지션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면서 "보통 3개월 이내에 숏 커버링하는데 공매도를 금지한지 1년이나 됐다. 선물옵션, 장외스왑 등 다양한 거래 통해 숏 커버링이 들어오기 때문에 숏 커버 물량이 지금 들어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