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 2천명 충원 소식에 교원단체 반발…"정규교원 확충해야"

기사등록 2021/01/26 15:37:19

교육부 기간제 2천명 배치, 분반 및 협력수업 지원

"20명 이상 학급 거리두기 어려워…교원 증원 필요"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함께 성장하는 포용사회, 내일을 열어가는 미래교육' 2021년 교육부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1.01.21.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교육부가 초등학교 저학년 위주로 등교를 확대하고 과밀학급의 밀집도를 완화하기 위해 기간제 교사 2000여명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교육계에서는 기간제교사 양산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등교 확대와 원격수업 질 제고, 미래교육으로의 전환 등 기본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기존에 제시했던 방안에 머물고, 기간제교사 한시 배치 등 단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간제교원 한시 배치 계획에 대해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초등교사 정원을 줄이려다 기간제교원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교의 등교 확대와 교실 방역, 맞춤형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정규교원 확충과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근본대책임을 염두에 두고 교원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2021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교육부는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 특수학교·학급 위주의 등교수업을 우선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초등 1~3학년 중 학생 수 30명 이상 과밀학급을 대상으로 기간제 교사 약 2000명을 추가 배치해 분반 또는 협력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초등 1~3학년 과밀학급은 총 2296개(1학년 620개, 2학년 794개, 3학년 882개)다.

교육계에서는 정교사 정원을 늘리거나 유지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낮춰달라고 요구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등 다수 국회의원들은 학급 당 학생 수를 최대 20명까지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러나 교육부는 바로 20명 이하로 감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1년 교사 인력 규모는 행정안전부 등과 이미 대부분 확정돼 일시에 늘리기 어렵다"며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기로 한 이유를 밝혔다.

정교사가 출산휴가나 연수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 이를 채우기 위해 한시적으로 교원 자격을 가진 사람을 뽑는 정원 내 기간제 교사와 달리 정원 외 기간제 교사는 시·도교육청의 정책적 필요에 따라 자체 예산으로 선발한다.

기간제 교사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5만7776명으로, 지난 2016년 4만6666명에서 4년만에 1만명 넘게 증가했다. 정원 외 기간제 교사만 별도 집계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 시·도교육청들은 공공연히 다수의 정원 외 기간제 교사를 활용해왔다.

이에 대해 하윤수 교총 회장은 "교육격차 해소, 온라인수업 내실화, 미래교육 실현을 위해서는 교사·학생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교실환경부터 구축돼야 한다"면서 "정규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근본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보다 적지만 여전히 학생 수가 많은 20~29명 학급도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학급에 25명 이상만 되더라도 교실 안에서 물리적 거리두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30명으로 잡아서는 안전한 등교수업이 불가능하다"면서 "20명 이상만 되도 학교 내 충분한 거리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할 수 있도록 교원 증원과 공간 확보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생 수가 줄고 있다며 교원 정원을 감축하면서 기간제 교원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수업을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공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원 증원 계획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과밀학급 해소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교육부도 공감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초등) 고학년이나 중·고등학교, 유휴교실이 부족한 학교의 과밀학급 해소방안은 시·도교육청과 지역적 특성을 파악하면서 협의하는 중이다. 예를 들면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과 연계하거나 학교 신·증설, 또는 모듈러 교사(건물)를 배치하는 다양한 해소방안으로 연계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올해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를 신설하고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등으로 진단·지원하겠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교총은 "기초학력 진단조차 일제고사, 서열화로 폄훼하며 거부하는 일부 시도교육청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 신설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국가 차원의 객관적이고 일관된 학습진단·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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