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장애형 인지장애 환자,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

기사등록 2021/01/12 10:43:01

해마 이상 여부 따라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 달라

해마 기능 떨어진 저장장애는 치매 위험 높아져

[서울=뉴시스]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윤영철(사진)·한수현 교수 연구팀은  '저장장애(EF)' 유형의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사진 중앙대병원 제공) 2021.1.12.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감퇴한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는 장애 유형에 따라 '저장장애(EF)'와 '인출장애(RF)'로 분류된다. 이 중 저장장애 유형의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윤영철·한수현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 뇌파분석 전문기업인 아이메디신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같은 기억장애라 하더라도 해마가 주관하는 기억회로의 기능적, 구조적 이상 여부에 따라 치매의 위험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가 정상이어서 기억의 저장은 가능한데 기억을 꺼내는 회로만 손상이 되는 인출장애 유형은 상대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위험성이 낮았다. 반면 해마의 기능이 떨어지는 기억 저장장애 유형의 경우에는 그 위험성이 높았다.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AI) 뇌파분석 소프트웨어인 '아이싱크브레인(iSyncBrain)'을 이용해 저장장애를 가진 경도인지장애 환자 87명과 인출장애를 가진 경도인지장애 환자 78명의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저장장애일 때 전두엽 세타 파워가 높고 베타2 파워는 낮으며 세타의 기능적 연결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71명의 정상인 대조군과 뇌의 회백질(GM) 밀도와 부피의 차이를 검사한 결과 저장장애 유형의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의 양쪽 해마 영역에서 뇌의 회백질 부피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관찰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저장장애 유형이 인출장애보다 알츠하이머병으ㅡ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는 해마의 구조적 변화만을 통해 기억 저장능력의 손상 여부를 정확히 판별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뇌파(qEEG) 분석과 자기공명영상 부피 분석(MRI volumetry)을 통해 그 차이를 명확히 분별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대뇌 피질은 퇴행성 손상을 받으면 얇아지고 서로간의 네트워크 회로에 장애가 발생하는데, 그때 동반되는 미세한 뇌파 변화와 MRI 부피분석을 통해 해마의 위축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치매 등 인지장애를 포함한 퇴행성 신경질환이나 우울증, 뇌졸중 등의 연구에 AI 기반의 뇌파검사를 활용해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뇌의 건강 상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됐다"며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효과적으로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적절한 중재치료를 통해 사전에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약물 개발이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기선별이 가능한 경제적인 도구가 절실한 상환에 정량뇌파검사가 그 가능성을 갖고 있어 앞으로도 전향적 연구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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