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지그문트 바우만, 제러미 리프킨, 리베카 솔닛 ,반다나 시바 등 국내외 수십 명과 나눈 대화를 엮은 인터뷰집을 내놓은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이 이번에 자신과 만난 시간을 진솔하게 드러낸 첫 에세이집을 발간했다.
저자는 결혼과 함께 맞닥트리게 된 이민 생활, 자신을 설명할 언어가 없어 주눅들었던 시간, 마이너리티로서 정체성을 자각하며 오히려 세심하게 여러 사정에 놓인 이들을 살피게 된 과정, 수면을 덜어내고 종사해 돈으로 거슬러 받은 일과 온종일 부엌과 아이를 맴도는 일로 인정받지 못하는 시간의 갈등을 연필을 눌러 밤에 쓰는 편지처럼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내가 교포라는 부류에 속하게 됨을 알았을 때 나는 또 한 번 이주를 경험했다"며 "결혼하면서 새 동네, 새집에 살게 된 것뿐이었는데, 등 뒤에서 먼저 와 살던 이민자들이 “신부를 한국에서 데려왔데”라고 수군거렸다. 나는 수동태로 존재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누런 봉투를 들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이야기로 시작한 이 책은 15년 후 어머니가 만들어준 발토시를 갖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200쪽, 알마,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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