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난입 후폭풍…JP모건·씨티그룹 "PAC 정치 기부 중단"

기사등록 2021/01/11 10:53:37

당선 인증 반대 의원 후원 중단도

[워싱턴=AP/뉴시스] 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의사당 하원 본회의장 난입을 시도하는 친(親)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위대를 향해 의회 소속 경찰들이 총을 겨눈 모습. 2021.01.11.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친(親)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위대가 의회 난입 사태를 일으킨 이후 대형 은행과 기업들이 줄줄이 정치 후원을 중단했다.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신중한 자세를 취하려는 목적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이 정치자금 모금단체인 정치활동위원회(PAC) 기부를 적어도 향후 6개월 동안 금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에 전부 적용된다.

CNBC에 따르면 씨티그룹도 1분기 모든 의원에 대한 PAC 기부를 중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대변인은 "미국 의회에 대한 끔찍한 공격"이 오는 2022년 중간 선거 관련 기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의 사회적책임 부문을 대표하는 피터 셔는 "지금 기업 지도자, 정치 지도자, 민간 지도자의 초점은 이 순간 가장 절실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는 데 맞춰져야 한다"며 "정치 운동은 나중에 해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치자금 추적 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2019~2020 년 JP모건은 PAC을 통해 연방 후보자들에게 90만달러(약 9억8000만원)를 기부했다. 이중 공화당과 민주당의 비중은 각각 58%, 42%였다.

PAC은 전체 정치 기부 활동의 일부이며, JP모건 직원들은 비공개로 정치인과 정치단체에 직접 기부할 수 있다.

보험회사 블루크로스 블루실드와 호텔체인 메리어트는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 인증에 반대한 공화당 의원에 대한 후원을 중단했다. 커머스방크셰어스 역시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방해한" 의원들에 대한 직원들의 PAC 기부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기 대선 주장에 동조해 선거 인증 반대를 이끈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회 난입 이후 공화당 내에서도 홀리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리어트 대변인은 "합법적이고 공정한 선거를 훼손하려는 목적으로 발생한 의회에서의 파괴적인 활동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 인증에 항의하며 의회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의회 경찰 브라이언 시크닉 등 5명이 숨졌다.

민주당은 의회 폭동을 선동한 책임을 물어 트럼프 대통령을 퇴임 후 탄핵하겠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순직 경찰을 추모하기 위해 조기 게양을 지시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