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이의제기 채널 통해 2건 전문 전달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아…트럼프 이름 명시해 비난해야"
"민주주의 옹호 美외교정책 신뢰 훼손…동일한 잣대 필요"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외무 공무원들은 미 국무부의 '이의제기 채널'(dissent channel)에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난입 폭동 사태를 선동한 것을 규탄하면서 그의 대통령 권한 박탈을 위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할 것을 촉구하는 2건의 전문(電文)을 올렸다.
첫 번째 전문에선 "미 국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폭력적인 공격 사건에서 역할을 한 것을 명시적으로 비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가 평화적인 민주적 절차를 방해하고 유권자들의 의사를 무시하기 위해 폭력과 협박을 사용하는 외국 지도자들을 비난하듯, 이번 사건에 대한 각 부처의 공개 성명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명시해야 한다"며 "우리 체제에선 그 누구도, 심지어 대통령도 법 위에 있지 않는다는 것을 세게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우리의 국제적인 신뢰가 손상된 것을 복구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며 "그것은 어두운 사건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등불을 비추게 할 것이고, 국무부가 국내외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비난할 때 완전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의 친구들이나 적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마이크 펜스 및 행정부 각료들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도록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주말 회람한 뒤 올린 두 번째 전문에서도 "지난 6일 의회 난입 폭동 사태는 해외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홍보하고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난과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거듭 요구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명시하지 않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와 외교 정책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능력을 더욱 훼손할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과 다른 각료들에게 "수정헌법 25조 4항에서 규정한 절차적 실행 가능성을 포함해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합법적인 노력도 지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조항은 부통령과 각료 과반이 대통령이 부적격하다고 선언하면 부통령이 즉각 권한대행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
AP는 국무부 이의제기 채널은 통상 구체적인 외교 정책 결정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다면서 외교관들의 2건의 전문은 대통령을 국가 위험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친(親) 트럼프 성향의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분노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의회 난입 폭력 사태는 비난했지만 이를 선동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전문에 참여한 외교관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국무부는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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