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빚투 10조원 돌파
"코스닥 빚투, 시장 규모대비 많아"
"증가속도 빨라, 모니터링 필요"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새해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코스닥 빚투 규모가 시장규모 대비 크다는 점, 전체적으로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신용공여 잔고는 19조9556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도 3000선을 넘어선 만큼 이날 수치까지 포함하면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들어 신용공여 잔고는 3거래일 만에 7342억9900만원 늘어나는 등 매일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1월6일(9조3769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0조원 넘게 늘었다. 2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특히 코스피 빚투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선 것에 주목된다. 지난 6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코스피 10조388억원, 코스닥 9조91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빚투 규모는 제약·바이오 종목 상승세를 타고 코스닥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형 우량주 주가도 큰폭으로 상승하자, 코스피 빚투 규모가 코스닥을 넘어섰다.
주가는 역대급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상승세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5일 기준 69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역대 최고치인 70조원을 육박하고 있어 주가 상승 여지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매수세도 계속되고 있다. 올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은 나홀로 2조748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이 홀로 1조5743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빚투 규모를 전체 시장을 놓고 살폈다. 8일 기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은 387조7636억원원인데, 그에 비해 빚투 10조원은 많다는 지적이다. 반면 코스피 빚투는 전체 시가총액 2182조4208억원 대비 10조원 수준이라 아직은 지켜볼 때라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시장규모로 놓고 봤을 때 빚투 규모는 아직까진 위험수준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반면 코스닥만 떼어놓고 보면 시장규모 대비 많아 위험할 수 있다"고 짚었다.
황 연구위원은 "빚투가 지금 당장 어떤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겠지만,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모니터링을 병행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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