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보급률 3년째 답보…획기적 공급 확대 '절실'

기사등록 2021/01/09 05:00:00

국토부, 2019년 기준 서울 등 주택보급률 자료 공표

서울 96.0%서 '정체'…2017년 96.3% 대비 뒷걸음질

설 전 나올 공급 대책, 만성적 수급난 해소할지 '촉각'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3년째 답보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그동안 주택이 부족하지 않다고 거듭 밝힌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인구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1~2인 가구 분화와 저금리의 영향으로 주택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전체로 봐도 가구 대비 주택수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번 설 전에 나올 정부 도심 주택 공급 정책이 당장의 집값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대증요법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서울시 주택보급률은 지난 2019년 기준 96.0%로, 전국 평균(104.8%)은 물론 10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보급률은 일반가구수 대비 주택수를 의미하는 데, 해당 지역의 주택수(다가구주택 구분거처 반영)를 가구수(보통가구+1인 가구+5인 이하 비혈연 가구)로 나눈 것이다. 주택보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서울시에 등록된 세대수보다 주택수가 적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시의 주택보급률은 2010년 94.4%에서 지난 2017년 96.3%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나타내다 지난 2018년 들어 95.9%로 돌연 하락했다.

이어 2019년에도 전년 대비 0.1%포인트(p) 늘어나는 데 그쳐, 2017년(96.3%)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답보 상태다.

같은 기간 지방 주택보급률은 110.1%로, 수도권과 부산(104.5%), 대구(103.3%), 광주(107.0%)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도가 110% 이상을 기록 중인 것과 대비된다.

서울에서 주택보급률이 정체하는 배경은 주택수 증가보다 가구수 증가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 주택수는 지난 2019년 373만8598채로, 지난 2016년 364만4101채 대비 9만4497채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구수는 378만4705세대에서 389만6389세대로 11만1684세대 증가했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주택보급률은 아직 100%에 못 미친다.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2019년 기준 99.2%다. 주택수 산정에 오피스텔, 고시원 등 비주택이 제외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수급 조절을 위한 '완충 물량'이 없는 상태다.

경기의 경우 101.5%를 기록해 주택수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나, 근본적으로 서울에 부족한 주택 수요까지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다. 경기 지역 인구 1000명당 주택수는 374.3채로, 서울(387.8채)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천도 지난 2018년 101.2%에서 2019년 100.2%으로 1.0%p 감소해 가구수 대비 주택 공급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불안의 원인을 주택 수급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것은 무리지만, 그럼에도 도심 내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과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수도권 인구는 지난해 12월 주민등록 기준 2603만8307명으로, 전체 인구 5183만명 중 50.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그동안 서울에 주택이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지난달 변창흠 신임 국토부 장관이 취임하며 공급정책의 전환을 예고한 상태다.

그는 "주택시장의 불안을 극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수준의 맞춤형 주택을 속도감 있게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서울 내 주택 수급 상황에 예상 밖으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공급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주택시장 핵심 수요층은 30~40대 맞벌이 부부로서, 이들이 선호하는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기로 한 것은 타당하다"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한 규제를 완화해서라도 물량을 늘리는 방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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