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카타르, 육해공 국경 개방 합의…단교 사태 해결 국면

기사등록 2021/01/05 07:08:14 최종수정 2021/01/05 09:13:15

사우디·카타르, 5일 GCC 정상회담서 국경 개방 협정 서명 예정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GCC 정상회담에 참여해 서명할 듯

[ 리야드( 사우디아라비아)=신화/뉴시스] 지난해 11월 22일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연설하는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 2021.01.05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4일(현지시간) 육해공 국경을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 3년7개월만에 단교 사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4일 AP통신과 알자지라, 사우디 SPA통신 등에 따르면 아흐메드 나세르 무함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은 이날 국영 방송을 통해 "쿠웨이트 통치자인 셰이크 나와프 알아마드 알사바의 제안에 따라 이날 저녁부터 사우디와 카타르가 육해공 국경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쿠웨이트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에미르(군주)와 회담을 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당사자가 단합에 적극적이라면서 오는 5일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 개최지인 사우디 알울라에 모여 화합을 약속하는 합의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GCC는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오만·쿠웨이트·카타르 등 6개국으로 구성된 지역 협력기구다.

사우디와 UAE, 이집트, 바레인은 지난 2017년 6월5일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지지하고 이란과 너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이유로 단교를 선언하고 육해공 무역로를 봉쇄했다.

카타르는 사우디 등의 주장을 부인하고 알자지라 폐쇄, 이란과 관계 축소 등 13개 요구사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카타르는 이란과 해상 가스전을 공유하고 있어 이란과 관계 축소가 어려운 면이 있다.

쿠웨이트는 단교에 동참하지 않고 사우디와 카타르간 중재역을 맡아왔다.

카타르 정부 공보부는 4일 오후 자국 에미르가 GCC 정상회의에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타르는 앞서 정상회담 개최국인 사우디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바 있다. 카타르 에미르는 단교 사태 이후 사우디 주최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왔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국영방송 연설에서 "GCC 정상회의는 (GCC 회원국간) 단합과 ,우의, 번영을 고취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자국에 비판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분쟁 해결을 모색해왔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무장관은 이날 카타르 발표 직후 트위터에 "우리는 걸프지역의 단합을 회복하고 최우선 과제인 안보와 안정, 번영을 보장하는 역사적인 알울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해야 할일이 많다.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적었다.
 
알자지라는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 고문이 오는 5일 사우디 등이 국경 봉쇄를 종료하고 카타르가 손해배상소송을 취하하는 협정에 참여해 서명할 것이라고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카타르는 지난해초 사우디 등의 영공 통과 불허에 맞서 50억달러 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동내 반(反)이란 전선 구축을 위해 사우디 등과 카타르간 중재역을 맡아왔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적대감을 매개로 UAE와 바레인, 수단, 모로코 등 아랍국가와 이스라엘간 관계 정상화를 성사시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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