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서 방영
입양 271일 만에 학대 끝 사망
여변 "국민위한 공권력은 무력"
"개선않으면 같은피해 또 발생"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윤석희)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생후 16개월의 피해아동이 긴 시간 동안 고통을 참아내다 장기 파열 등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권력은 철저히 무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이러한 비극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근래에만 봐도 지난해 6월 아동이 부모 학대를 받다 여행용 가방 안에서 사망했다. 이러한 비극은 비단 정인이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2018년 아동권리보장원 통계자료를 인용하며 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총 28명이라고 지적했다. 여변은 "현재에도 '가정'이라는 은폐된 울타리 내에서 '훈육'을 명목으로 학대받는 아동이 존재하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변은 "지난해 6월 성명서에도 이같은 현실을 개탄하고, 아동학대사건 초동조사 실효성을 확보해 아동보호체계가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기능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정인이와 같은 피해아동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먼저 이번 사건의 가해부모에 대해 살인죄 의율을 적극 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양모 장씨에 대해서는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양부 양씨에 대해서는 방임 등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보도되는바, 현출 증거자료만 봐도 살인죄로 의율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생후 16개월 아이 정인이가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지난해 10월13일 숨을 거둔 사건을 다룬 이후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정인이는 또래에 비해 눈에 띄게 왜소하고, 온몸이 멍투성이였던, 찢어진 장기에서 발생한 출혈로 복부 전체가 피로 가득 차 있었다.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입양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정인이가 사망하기까지 어린이집 교사와 의사 등에 의해 3차례의 학대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3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의료진은 정인이 몸에 드러난 손상의 흔적들을 단순 사고가 아닌 아동학대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양모 장씨는 정인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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