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카카오·네이버·NHN 등에 삼성까지 가세…인증시장 경쟁 격화

기사등록 2021/01/04 12:52:00 최종수정 2021/01/04 12:54:22
▲삼성 패스 (출처=삼성전자)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지난달 21년 만에 사라지면서 '국민 인증서'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 3사, 카카오, 네이버, NHN, 비바리퍼블리카, 금융사 등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까지 가세했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자사 스마트폰의 생체 인증 서비스인 '삼성 패스' 업데이트를 통해 전자서명 인증서 발급 서비스를 시작했다. 운영체제(OS) 버전에 따라 기기별로 업데이트해 순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앱을 따로 내려받을 필요가 없다.

◇1위 점유율 삼성전자 폰 사용자 중심으로 확대 기대

국내는 물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전자는 자사 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인증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인증서를 발급만 받을 수 있고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으나 오는 15일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부터 패스 내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이어 이달 중 정부24, 국민신문고 웹 사이트에서도 삼성 패스 인증서 기반 로그인 서비스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삼성은 패스를 토대로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작년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이 서비스에 대한 임시 허가를 획득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통신3사는 행정안전부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패스(PASS) 인증서를 내년 1월15일부터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적용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진=KT 제공) 2020.12.21. photo@newsis.com
삼성전자 관계자는 "별도로 앱을 다운로드 하지 않고 삼성 패스에 간편하게 다운로드할 수 있고, 삼성 녹스라는 강력한 보안 솔루션으로 인증서를 암호화해 안전하게 보호하는 강점이 있다"며 "연말정산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설 기간과 제휴를 협의 중으로 향후 사용처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까지 뛰어들면서 인증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통 3사 패스 가입자 3100만명 돌파…가입자 가장 앞서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를 모은 곳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만든 인증 서비스 패스다. 이통 3사의 패스의 가입자는 지난달 29일 기준 3100만명을 넘어섰다.

패스 인증서는 앱에서 6자리 간편 비밀번호(PIN)나 지문 등의 생체 인증만 하면 1분 안에 발급받을 수 있다. 인증서를 별도로 휴대폰에 등록하거나 PC로 내보내기 등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는 점이 강점이다.

◇'플랫폼 강자' 카카오·네이버 인증시장 추격

국내 최대 모바일 업체인 카카오가 지난 2017년 6월에 내놓은 카카오페이 인증도 지난 11월 누적으로 발급이 2000만건을 돌파했다.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작년 3월 네이버 인증을 출시한 후 누적 발급 약 200만건을 쌓았다. 네이버는 자사의 웹브라우저 '웨일'에 네이버 인증서를 탑재해 모바일 이외에 PC에서도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을 차별점으로 꼽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2021년 말까지 사용처와 발급 건수 기준, 모두 열 배 이상으로 늘려 '국민 인증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지난달 밝힌 바 있다.

◇테크핀 기업의 '토스', 가입자 2300만  

금융 서비스 업체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모바일 금융 앱 '토스(toss)'의 공세도 거세다. 토스 인증서 누적 발급 건수는 11월 말 2300만건을 돌파했다. 스타트업체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기업들을 앞서고 있는 것이다.

NHN페이코는 지난해 9월 인증서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삼성SDS와 블록체인 기술 협력을 통해 인증 발급 등 사용 이력을 클라우드 블록체인에 저장해 보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도 자사 인증 앱 서비스 강화

은행들도 인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7월 'KB모바일 인증'을 출시해 가입자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보안카드나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없이 간편 비밀번호, 패턴, 지문, 페이스 아이디(Face ID) 등으로 로그인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또한 유효기간이 없어 갱신할 필요가 없다.

▲네이버 인증서 개편 전(좌)과 후.
◇올 연말정산 공략해 인증시장 선점 노려

이러한 다양한 전자인증은 당장 올해 연말정산부터 본격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주요 공공웹사이트에 적용할 민간전자서명서비스 시범 사업자로 카카오, 통신 3사의 패스, 한국정보인증(삼성 PASS), KB국민은행, NHN페이코 등 5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5일부터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정부24 연말정산용 주민등록등본 발급서비스, 국민신문고 민원 제안 신청서비스 등 공공 웹사이트에서 5개 업체가 서비스하는 민간전자서명을 활용해 접속할 수 있게 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인증 기업들은 전 국민이 대상인 '연말정산'을 자사의 인증 서비스를 시장을 선점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공공·금융기관을 선점하는 인증서가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 기업들은 당분간 주요 공공 서비스를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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