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서울 양천구에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에 대한 추모 물결이 거세다. 입양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 재판부에 들어온 '엄벌 탄원서'는 수백장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숨진 정인이의 입양모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심리하는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에 접수된 탄원서는 386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탄원서 386건은 지난해까지 접수 기준이며, 새해 주말 사이 온라인 등을 통해 접수된 탄원서는 아직 집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31일에는 이번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이 탄원서를 법원으로 전달했다. 이는 검찰청으로 들어온 탄원서를 법원으로 전달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탄원서 접수 건수는 386건보다 더 많은 셈이다.
또 탄원서마다 몇 명이나 서명했는지는 집계가 안됐기 때문에 실제 탄원서에 참여한 인원수는 접수 건수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탄원서가 제출됐다는 사실 뿐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피고인 측인지 피해자 측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주말 사이 한 방송사와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대아협)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제안하는 등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A씨에 대한 엄벌 진정 접수를 독려하는 글이 게재되기도 해 등록된 탄원서 대부분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요청하는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아협 등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제안한 후 지난 2일 오전 9시께 '정인아 미안해'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등장할 만큼 이슈가 됐다. '#정인아 미안해'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SNS 등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기도 했다. 해당 챌린지에는 문화, 체육계 유명인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정인이를 추모하고 입양모를 엄벌해달라는 요청은 서울남부지검 앞 화환 놓기 등을 통해 지난해부터 계속돼 왔다. 지난달 14일에는 서울남부지검 앞으로 '어떻게 죽여야 살인입니까', '한을 풀어주세요', '늦게 알아서 미안해' 등의 문구가 적힌 50여개의 화환이 늘어서기도 했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는 지난달 9일 정인이의 입양부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입양모인 A씨는 정인이를 입양한 지 얼마 안 된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약 8개월간 상습적으로 폭행해 골절상 및 장간막 파열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입양부인 B씨도 정인이가 학대를 당해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방임 혐의 등이 적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일각에서는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A씨와 B씨의 첫 재판은 오는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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