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공기업이 앞장선다]발전사, 주민과 함께 태양광·풍력 미래 만든다

기사등록 2020/12/28 05:00:00

남부, '국산 풍력 100기 건설 프로젝트' 추진

중부, 제주서 P2G 설비로 그린 수소 생산

서부, 천연가스발전소 건설…"환경 우려 해소"

동서, '노면 블록형 태양광' 상용화 기술 개발

남동, 전남·경북에 영농형태양광 설비 보급

[세종=뉴시스]솔라시도 태양광발전단지 전경. (사진=한국남부발전 제공)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정부의 '탄소중립 2050'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발전공기업들이 해야 할 일이 많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늘리는 것은 물론 관련 연구개발(R&D) 성과와 수익성을 갖춘 사업 모델도 만들어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이런 변화를 설득하는 일이다. 동시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발전공기업들이 각 지역에서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발로 뛰는 이유다.

◇남부발전 "국민과 함께 하는 그린뉴딜"

28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은 2025년까지 4조원을 투자하는 '코스포 그린뉴딜 종합 계획'을 추진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슬로건 아래 만들어진 이 계획은 지속가능형 미래 에너지 확산, 국민 체감형 녹색 환경 인프라 전환, 상생형 녹색 산업 생태계 구축을 골자로 한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풍력·태양광발전 설비 규모를 3230㎿까지 확대하고, 2030년에는 전체 발전량의 3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전문위원제를 도입하고 모든 과제에 투자비 창출 효과 지표(KPI)를 설정해 실행력을 높이게 된다.

먼저 현재 추진 중인 '국산 풍력 100기 건설 프로젝트'를 완료하기로 했다. 이는 남부발전 주도로 국내 풍력 기자재 업체, 시공사와 함께 우리 기술로만 풍력발전기 100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새로 '풍력발전 추진 지원단'도 구성된다. 여기서는 '삼척 육백산 풍력 사업'을 민·관·공 협업의 첫 성공 사례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세웠다.

이는 4.2㎿급 5기, 2.3㎿급 4기 등 총 9기의 풍력발전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800억원이 투입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오는 2022년 준공될 예정이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적극적인 주민 설명회 개최와 단지 견학 등을 통해 인근 마을인 도계읍 황조리·신리, 노곡면 상마읍리 주민의 마음을 열었다"며 "특히, 석탄 산업 사양화로 지역 경제가 침체된 도계·노곡의 지역주민들은 신규 산업 유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한국남부발전이 오는 6월 강원 태백 귀네미 마을 인근에 준공을 앞둔 태백 귀네미 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한국남부발전 제공)


주민참여형 태양광 사업도 추진된다.

전남 해안에 구축된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단지인 솔라시도 태양광(98㎿)은 발전소 인근 지역주민과 수익을 공유하는 상생형 모델로 개발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얼마 전에는 당진 염해농지 태양광발전 사업(238㎿)에 대한 사업 허가를 받기도 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주민참여형 농촌 태양광 사업을 통해 농가 소득 증대와 농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며 "유휴 농지와 한계 농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소에 도입되는 '친환경 기술'

발전사들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그린 발전소' 건설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얼마 전 제주 상명풍력 P2G(파워 투 가스) 그린수소 설비 인허가를 취득하고 시운전에 나섰다.

이는 국내 최초로 풍력을 이용한 그린 수소 생산 설비다. 앞서 중부발전은 지필로스, 수소에너젠, 아크로랩스 등 9개 기관과 함께 2017년부터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왔다.

현재 제주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최대 42%를 넘어가면서 미활용 전력 처리에 대한 문제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중부발전은 이번 P2G 그린수소 설비가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앞으로 20%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나는 육지권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P2G 원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R&D를 적극 지원하고 설비 증설을 통해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을 실현하겠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제주 상명풍력 및 그린 수소 생산 설비. (사진=한국중부발전 제공)


서부발전은 지난달 공주시와 충남 공주시 검상동에 위치한 남공주일반산업단지에 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서부발전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7000억원을 들여 9만9000㎡ 산단 부지에 500㎿급 발전소를 건설하게 된다. 이 기간에는 15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환경 문제 등 우려되는 부분을 말끔히 해소하겠다"며 "발전소 건립을 계기로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보도블록·영농형태양광 등 틈새 사업 '활발'

발전공기업들은 친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국내 최초로 보도블록 기능과 태양광 발전을 합친 '노면 블록형 태양광' 상용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정부로부터 성능, 품질, 경제·기술적 파급 효과 등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16일 '산업융합품목'으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울산시 중구청 관장에 6.3㎾ 규모의 실증 설비가 구축됐다.

통상 블록형 태양광 모듈은 바닥에 설치하는 특성상 태양광 입사각도, 그늘, 지열로 인해 일반 모듈과 비교해 약 30% 정도 효율이 감소한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블록 표면에 돋보기와 같은 기능을 하는 집광렌즈를 적용해 약 20% 이하로 효율 저하를 최소화했다. 또한 보도블록 기능을 위해 폐자원을 50% 이상 활용한 강도 강화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고, 친환경 제품 인증 조건도 함께 충족했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노면을 활용한 태양광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차세대 태양광 분야"라며 "이번 기술개발은 태양광 적용 부지 문제에 대안이 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종=뉴시스]노면 블록형 태양광발전 설비. (사진=한국동서발전 제공)


한국남동발전은 작물 수확과 전력 생산이 모두 가능한 영농형태양광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일대 농지에 구축한 100㎾급 태양광 설비는 국내 최초로 계통 연계에 성공한 영농형태양광 사업이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경남 지역에서만 6곳(570㎾)의 영농형태양광 설비를 운영 중이다. 앞으로 전남과 경북 등 10여곳에 해당 설비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석탄화력발전 사업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총 설비 용량 17.5GW 가운데 45%를 신재생 설비로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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