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형 뉴딜펀드 내년 3월…정부가 20%까지 손실부담"

기사등록 2020/12/23 14:52:30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정부가 내년 정책형 뉴딜펀드를 최대 4조원 목표로 조성한다. 국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재정에서 최대 20%까지 후순위로 손실을 부담하고, 투자 위험도가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할 경우 정책출자비율을 최대 45%까지 높이기로 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 겸 제7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9월 오는 2025년까지 정부·정책금융기관 출자를 통해 총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를 신설하고, 뉴딜 인프라펀드와 민간 뉴딜펀드 활성화를 추진하는 내용의 '뉴딜펀드 조성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정책금융기관(산은·성장사다리펀드) 출자를 통해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는 모(母)펀드를 조성하고, 일반 국민을 포함한 민간 자금을 매칭해 자(子)펀드를 결성하는 구조다.

도 부위원장은 "우선 내년 정책형 뉴딜펀드는 재정·정책자금과 민간투자자금의 매칭을 통해 최대 4조원 목표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재정·정책자금은 펀드재원의 약 35% 수준으로 재정 출자분 5100억원과 산업은행, 성장사다리펀드 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민간투자자금의 일부는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를 통해 마련해 일반국민들이 참여하고 성과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사모재간접공모펀드 조성액은 민간투자자금의 약 5% 내외로, 내년 1400억원을 목표로 한다.

특히 국민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재정에서 최대 20%까지 후순위 손실부담을 지기로 했다. 즉 투자를 하다 손실이 나도 최대 20%까지는 정부가 메워준다는 의미다.
투자 재원, 시장 제안 토대로 우선순위 고려해 배분
내년도 투자재원은 정책 우선순위, 투자자금의 용도 등을 고려해 배분한다. 크게 투자재원의 약 70~90%가 배분되는 '기업투자'와 약 10~30%가 배분되는 '인프라투자'로 나뉜다.

기업투자 자금의 '투자제안형 펀드'는 민간의 상향식 투자제안을 수렴하고 선별해 자금을 배분하며,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미래차·그린모빌리티 등 6대 핵심 뉴딜산업에 50% 이상 투자한다. 또 성장형 펀드를 통해 뉴딜관련 인수합병(M&A)·핵심기술 인수, 연구개발(R&D)·설비투자, 사업전환 등에 필요한 대규모 성장자금을 공급한다.

인프라투자형 펀드는 데이터센터 건설,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등에 대한 투자를 주목적으로 조성된다.

도 부위원장은 "기업투자 펀드는 민간운용사가 뉴딜 분야 투자테마를 제안하고 이를 심사 선정해 조성코자 한다"며 "민간의 자율적인 상향식 투자제한에 기반한 투자가 이뤄지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6대 핵심 뉴딜 산업의 자금이 50% 이상 배분되도록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뉴딜 분야 M&A, 설비투자, 사업전환 등에 필요한 자금 공급하는 펀드도 결성하겠다"며 "대규모 성장자금을 공급해 뉴딜기업의 도약을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민간참여 유도 위해 20년 장기투자 허용…초과수익도 배분
민간자본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위해 장기투자 허용, 인센티브 제공, 투자위험 완화·지원 구조도 마련했다.

우선 펀드 운용기간은 10년까지 허용하되, 투자분야·투자전략 등을 감안해 장기투자가 필요한 분야는 최대 20년(인프라 펀드)까지 설정이 가능하다. 단 펀드 운용기간이 20년까지 늘어나도, 관리보수 총액은 10년 만기 펀드에 비해 크게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보수율 설정할 예정이다.

펀드 손익배분시 민간투자자에게 선택가능한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손실금 일부(평균 10%)에 대해서는 우선 손실보전을 하거나, 펀드 초과수익 발생시 정책자금 귀속 초과수익의 일부를 민간투자자에게 우선 배분하는 방안, 민간투자자에게 사전에 정한 행사가격으로 투자기간 5년 내 정책출자분중 일부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 부여하는 방안 등이다.

또 뉴딜분야 투자 활성화를 위해 펀드별로 뉴딜분야 투자실적 비율이 높을수록 운용보수를 차등화하는 등 인센티브도 겅화할 계획이다.

투자 위험도가 높아 민간자금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에 부담이 큰 뉴딜분야 투자를 제안·시도하는 펀드 운용사를 우대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투자 필요성과 위험도 등을 평가해 평균 35%인 정책출자비율을 최대 45%까지 상향조정하고, 리스크가 큰 분야에 대해서는 성과보수 지급 기준이 되는 기준수익률을 7%에서 4~6%까지 하향조정한다. 자펀드 운용사 선정 심사시 뉴딜정책과의 정합성, 투자제안·운용전략의 혁신성 등이 우수할 경우 우대할 계획이다.

도 부위원장은 "뉴딜 분야 모험 투자, 프로젝트 발굴을 유도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를 제안·시도하는 운용사를 우대해 나가겠다"며 "투자 위험도가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할 경우 정책출자비율을 최대 45%까지 높이고 다양한 방식의 인센티브 옵션을 마련·제시해 민간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주 자펀드 모집공고를 내고, 내년 1월 말까지 운용사들로부터 제안서를 접수받는다. 이후 2월 운용사를 심사·선정해 3월부터 펀드 조성을 개시할 예정이다.

도 부위원장은 "정책형 뉴딜펀드 운용방안의 가장 큰 특징은 인위적인 자금배분이 아니라 시장이 주도하는 펀드라는 점"이라며 "민간투자자의 상향식 제안, 시장친화적인 인센티브 구조에 기반한 뉴딜펀드는 우리 금융권이 디지털·그린 분야에 장기 투자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뉴딜펀드가 본격적으로 조성되고 속도감 있게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뉴딜 분야 투자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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