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의원 다수, 주정차 단속 무마 청탁…과태료 면제 '특혜'
동료의원들 "부끄럽다. 특권 의식 내려놓고 부당한 관행 멈춰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서구 공무직 직원들이 주정차 단속 자료를 무단 삭제, 과태료 면제 특혜를 제공한 이들 중 구 의원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회 내에서도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6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서구 교통지도과 소속 공무직 직원 6명이 지난 2018년부터 3년여 간 주정차 위반이 적발된 본인·가족·지인 명의 차량의 단속 자료를 임의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단속 자료 삭제를 통해 과태료 처분을 면한 차량은 228대로 잠정 파악됐고, 이 중 70여 대는 중복 단속·번호판 인식 오류 등이 확인돼 삭제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공무직 직원들에게는 업무상 전산시스템 내 단속 자료 삭제 권한 자체가 없어, 이유를 불문하고 직무에 벗어나는 행위를 했다.
구청 안팎에선 특정인의 부탁을 받고 주정차 단속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는 것이 오랜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단속 자료 검토·분석 기간을 확대하면 단속 무마 차량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직·간접적으로 단속 무마를 부탁한 이들 중에는 전·현직 서구의회 의원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내에서도 '봉사자로 일해야할 기초의원이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주민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통렬한 반성과 비판이 나왔다.
A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동료 의원으로서 구민들에게 마음이 편치 않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며 "제도적 허점보다도 의원 개인의 도덕적 자질 문제가 더 크다. 스스로 특권 의식을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의정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B의원은"단속 무마 청탁에 응한 공무직 직원만 징계받고 끝날 일이 아니다"며 "본질은 '잘못된 관행'과 '청탁'이 핵심이다. 이를 간과하고 '꼬리 자르기' 식으로 덮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주정차 단속 청탁과 무마가 있어왔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구 의회에선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말자며 결의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위를 이용해 반칙을 일삼았다는 데 실망이 크다"고 덧붙였다.
C의원은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이다. 지난 6대 의회 때부터 '공공연한 비밀'처럼 여겨졌던 일이다"며 "동료 의원의 허물을 덮어줬던 것 같아 자괴감까지 든다"며 "기초의원이 주권자를 섬겨야할 자리를 권력으로 생각하고 특권과 반칙만을 누리려 한 것 같아 반성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민 눈높이에서 구청의 잘잘못을 따져물어야 할 기초의원의 역할을 망각한 것이다. 책임감을 통감한다. 이제는 관행이라는 미명 아래 이뤄졌던 갑질을 근절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도 지난달 19일부터 서구의 주정차 단속 무마 의혹에 대한 불시 감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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