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산하 라이프소프트리서치실 '2021 트렌드 리포트'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난, 소비환경의 변화, 후기 소비주의 등장으로 변화
올 한 해, 중고거래가 성황을 이루면서 중고거래 앱의 이름은 국민 유행어가 됐다. 이 유행은 생각보다 큰 긍정 효과를 불러왔다.
자발적인 비움과 나눔으로 자원은 선순환되고, 절약은 이제 생활이 됐다. 당근마켓은 그동안 중고거래를 통한 온실가스 감소 효과가 누적 19만1782t에 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금전 소비는 일어나지만 소비되는 ‘자원의 총량’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명한 소비 활동을 ‘후기 소비주의(Post Consumerism)’라고 한다. 이 역설적인 소비는 비단 중고거래에 한정되지 않는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산하 라이프소프트리서치(LSR)실 '2021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소비하지 않는 소비(Post Consumerism)’는 내년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다.
◇팬데믹 시대, 소비를 해석하다
자본주의는 소비가 소비의 꼬리를 무는 ‘소비의 고리’에 의존하는 경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무너지고 업사이클링, 중고거래, 공유경제 등 새로운 소비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첫 번째는 팬데믹이 불러온 경제 문제다. 세계적으로 대량 실업 사태가 이어지고, 무인매장 등 로봇 노동력 도입이 촉진되면서 초양극화가 현실로 다가오며 소비는 억제된다.
두 번째는 소비 환경의 변화다. 넘쳐나는 공급은 소유물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망을 겸연쩍은 것으로 만들었다. 경제 패러다임도 수요자가 필요로 할 때 공급자가 즉각 대응하는 온디멘드(On-demand)로 바뀌었다.
마지막 이유는 환경 문제다. 호주 산불, 동아시아의 홍수, 유럽의 가뭄 등 끊이지 않는 기후 재난이 지구의 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환경 보호가 개인의 생존을 위한 현실적 과제로 바로 눈앞에 닥쳐온 것이다.
후기 소비주의(Post-Consumerism) 혹은 반소비주의(Anti-Consumerism)는 과잉 소비에 대한 반성에서 처음 출발했다. 2000년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을 기점으로 널리 확산된 개념이다.
◇소비하지 않기 위한 소비, 후기 소비주의 부상
MZ세대는 판로를 잃은 강원도 저장감자, 값이 폭락한 양파 등 우리 농가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그 바탕에는 힘을 모아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버려지는 자원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후기 소비주의 성향이 깔려 있다.
◇패션 업계를 휩쓴 후기 소비주의, 컨셔스 패션
“이 자켓을 사지 마세요.” 파타고니아는 옷을 오래 입는 것이 곧 환경운동이라고 주장한다. 평생 수선을 보장하고 수선키트와 영상을 제공했고 이후 매출은 더욱 성장했다.
이 변화는 패션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소재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의류를 소비하는 트렌드를 뜻하는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이 등장했다.수많은 재고와 의류 폐기물을 만들어 내던 패스트 패션 기업도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H&M은 친환경 소재로 컨셔스 컬렉션을 출시했고,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가구 업계의 새 바람, 리퍼비시 제품과 재생 소재
홈퍼니싱 대표기업 ‘이케아(IKEA)’는 이전부터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하는 알뜰 코너를 운영 중이다. 중고 가구를 매입하고 재판매하는 바이백(Buy-Back) 서비스를 도입하며 리퍼비시 제품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성장시키고 있다.
두 번째는 ‘재생 소재’다. 전체 제품 중 60%를 재생가능 소재로 만드는 이케아는 향후 2030년까지 전체 제품군을 재활용 및 재생가능 소재로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구매한 제품 그대로 활용도는 새롭게, 전자제품의 최적화
모든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은 필연적으로 구식이 된다. 유행에 따라 도태되는 ‘사회적 마모’를 방지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LG전자는 라이프스타일과 유행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전제품 디자인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디자인의 확장과 변경이 자유로운 ‘LG 오브제컬렉션(LG Objet Collection)’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품의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기능 업그레이드도 중요하겠다. IoT 가전관리 앱 ‘LG 씽큐(LG ThinQ)’에는 케어(Care) 서비스를 추가해 가전제품의 활용 폭을 더욱 넓혔다. 고객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가전 리포트도 제공한다. 사용 중이던 공기청정기, 정수기, 건조기 등을 씽큐 앱에 연결하면 새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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