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입법독주에 정권 퇴진 꺼낸 野 "차라리 계엄령" "히틀러 치하"

기사등록 2020/12/10 11:31:29 최종수정 2020/12/10 11:34:03

김종인 "완장 찬 '정권호위병' 세력에 입법권 무력화"

주호영 "이러다 정말 전체주의 독재국가 되는 게 아닌가"

재야 시민단체와 '反文' 연결고리 강화…장외투쟁은 신중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김지은 문광호 기자 = 국민의힘은 10일 정부 여당이 개혁입법 완수라는 명분을 내걸고 진보 진영의 오랜 숙원 법안들을 정기국회 마지막 날 속전속결로 처리하자 "차라리 계엄령 선포", "히틀러 치하", "정권 퇴진" 등 독설을 쏟아내며 개혁입법 처리에 강공 드라이브를 건 여권을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강력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날 경제3법, 5·18 역사왜곡처벌법, 사회적 참사 진실규명법 등을 수적 우위를 앞세워 통과시킨데 이어, 이날 본회의에서도 공수처법·국정원법 개정안 등 쟁점이 첨예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해 다시 한번 '입법폭주'를 예고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선출된 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헌정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입법부는 국회의 심장과 같은데 지금 국회는 완장 찬 '정권호위병' 세력에 의해 입법권이 무력화되는 등 그야말로 심정지 상태에 빠져있다"고 개탄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세력이 무소불위 국정폭주를 할 것 같으면 차라리 국회를 폐쇄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라는 격앙된 목소리마저 나오는 엄중한 사태"라며 "유신 시절에도 감히 엄두 못낸 법치주의 말살행태가 21세기 국회에서 버젓이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민주당을 맹비난하면서 "이런 정국 상황은 히틀러 치하 독일과 유사하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재인과 민주당 정권의 대한민국 헌정 파괴와 전체주의 독재국가 전환 시도가 점점 더 극성을 더해간다"며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는 걸 믿고 있지만 집요한 집권세력들의 획책으로 이러다 대한민국이 정말 전체주의 독재국가가 되는 게 아닌가하는 위기감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의회민주주의 파멸의 길을 선택했다"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대통령 의중만 중요한 민주당에게 대통령 하명 완수라는 영광이 남을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역사는 의회민주주의 수치로 기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키로 한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국정원법 개정안과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성일종 의원은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두고 "'김여정 하명법'이 상정된다"며 "대한민국 국회가 북한 독재자 여동생의 한마디에 만들어진 법을 논의하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대한민국이 김여정 마음대로 움직이는 나라인가. 김여정이 국정 개입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김여정 하명법'을 부결해야 한다. 의원들이 대한민국 자존심을 지켜달라"며 법안 부결을 요구했다.

김미애 의원은 "허울만 좋은 공정, 정의를 앞세워 국민을 호도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뜻만 받들기 위해 법, 절차, 원칙을 무시한 채 본인 입맛에 맞는 공수처법, 국정원법, 남북교류법 등 쟁점 법안 강행은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거대여당의 입법독주는 반민주주의적이다. 신성한 권력을 남용하면 그 끝은 파국임을 명심하라"고 했다.

야당 비토권(거부권)을 무력화한 공수처법 개정안이 의결 절차만 남겨놓자, 김현아 비대위원은 "이제 야당은 악법에 반대할 권리, 폭정을 견제할 권리를 도둑질 당했다. 대한민국 정치는 수십걸음 아니 수천걸음 후퇴했다"고 주장했고, 김병민 비대위원은 "결국 야당과 국민의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했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지금 민주당이 보여주는 모습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주당 주의'"라고 성토했고, 정원석 비대위원은 "공수처는 과거 민주화를 위해 몸을 바친 선배들의 희생과 헌신을 위선과 맞바꾼 문재인 대통령과 그 일당들이 퇴임 후 도저히 감당못할 자신들의 흔적을 숨기기 위한 백신"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신길(사진 왼쪽부터)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운영위원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중앙집행위원장,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폭정종식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10. park7691@newsis.com
한편 원내 투쟁을 고수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원(院) 밖에선 재야 시민사회단체들과의 '반문 연대'에 나섰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날 국민통합연대, 바른사회시민회의, 원자력국민연대,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등 보수야권 시민단체가 집결한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대표로 참석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권을 조기 퇴진시키고 폭정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데 범야권은 뜻을 같이 하는 걸로 안다. 국민의힘도 해야 할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권 퇴진 운동에 힘을 실었지만 장외투쟁으로 투쟁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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