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 이식 합병증 예방 가능해질까

기사등록 2020/12/04 11:09:07

서울대병원 연구팀, 체외 T세포 배양 연구 성공

조혈모세포 이식, T세포 요법 개발에 영향 기대

[서울=뉴시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신동엽 교수 연구팀은 체외 조혈모세포로부터 'T림프구 전구세포'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사진 : 서울대병원 제공) 2020.12.4.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국내 의료진이 조혈모세포 이식의 합병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신동엽 교수 연구팀은 체외 조혈모세포로부터 'T림프구 전구세포'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혈액종양 환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시 T림프구 전구세포를 동시에 이식받으면 이식 후 생길 수 있는 치명적인 감염을 줄일 수 있어 이번 연구는 향후 환자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종양 환자에게서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뒤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재생 불량빈혈이나 골수이형성증후군과 같은 골수 부전 증후군을 비롯해 재발·난치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다양한 종류의 혈액암 완치에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조혈모세포 이식은 합병증 위험도 매우 높아 선택적인 환자군에서만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T림프구계가 발달하지 않아 생기는 면역 저하는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흔히 T세포로 불리는 T림프구는 조혈모세포에서 분화하고, 흉선에서 T림프구 전구세포를 거쳐 발달한다. 세포성 면역에 관여하며 암세포를 공격하고 각종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T림프구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으면 면역체계가 망가진다.

T림프구의 발달 과정은 다른 면역세포와는 달라 기존의 방법으로는 효과적인 생산이 어려웠다. 생쥐에서 유래된 흉선세포와의 공배양을 통한 방법이 일부 성공적이었으나 실제 환자에 적용하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T림프구 전구세포를 만들어내기 위해 제대혈 조혈모세포를 고순도로 추출한 뒤 인체 유래 재조합 단백과 사이토카인(신호전달물질)을 이용해 흉선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런 배양조건에 생리적인 저산소환경의 세포배양조건을 배합한 결과 더욱 효과적으로 T림프구 전구세포가 증폭 생산되는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 이 현상은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인 아스코르브산(비타민 C)에 의해 더욱 배가됨을 확인했다.

한 달간의 인공 흉선 3차원 배양법을 통해 연구 결과를 검증했다. 체외에서 생성된 T림프구 전구세포가 실제 면역세포로서 기능을 가진 T림프구로 발달한 것을 확인했다. 체외 조혈모세포의 T림프구 전구세포 및 T세포 증폭 생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신 교수는 "조혈모세포 이식 후 T림프구 결핍으로 일어나는 치명적인 감염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물질과 배양조건을 200회 이상 테스트한 결과 마침내 이러한 방법을 찾을 수 있어서 뜻깊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T림프구를 체외에서 효과적으로 배양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 환자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고, 최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세포치료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분야 학술지 '스템셀'(Stem Cell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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