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이야기는 영조는 불우한 아들 사도세자를 비정하게 죽인, 노회하고 히스테릭한 군주이고 정조는 문예를 사랑하고 인재를 애틋하게 여긴, 인품 좋고 너그러운 군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 '두 리더: 영조 그리고 정조'는 이게 영조와 정조의 진짜’ 모습일까?라는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한다. 두 인물의 리더십 특색이 드러나는 장면 50가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그 분석들을 종합해 정치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입체적으로 재정립한다.
두 군주 영조와 정조의 면면을 살피는 데 있어, 시대에 대한 판단력과 개혁 의지, 그 개혁을 실행하기 위한 제도적 실험, 그 수행 과정에서의 공감 및 참여 유도와 같은 리더십을 꼼꼼히 톺아본다.
또한 대대적 변화를 이끌고자 분투한 두 군주의 리더십을 다면적·다층적으로 조명함으로써, 조선 르네상스가 본격 시작된 배경과 그것이 더 큰 걸음을 내딛지 못한 까닭을 분석한다.
이들이 보여준 이상과 좌절, 리더십의 도전과 한계는 단지 당대에 국한된 게 아니었다. 이 책의 50개 이야기 끝마다 저자가 달아놓은 '영조/정조, 그리고 리더십'은 낡은 틀을 깨야 하는 시대에 리더가 어느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넌지시 들려준다. 노혜경 지음, 344쪽, 뜨인돌출판사,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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