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신속항원검사 효용성 낮아…보조적 수단 활용"

기사등록 2020/12/03 12:00:00

국민의힘 등 일각서 전국민 신속항원검사 주장

슬로바키아 전국민 검사 "자가 검체채취 가능"

30분 안에 결과 나오지만 정확도 다소 떨어져

[워싱턴=AP/뉴시스]브렛 지로이르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가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 신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2020.9.29.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면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방역당국이 사용하고 있는 유전자증폭검사(PCR)는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비용인 만큼 이보다 저렴하고 검사 시간도 짧은 신속항원검사를 확대해 국민들이 상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전국민 대상 신속항원검사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 그룹 서정진 회장도 '전국민 진단검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PCR 검사에 비해 낮고, 검체 채취의 부정확성 등의 문제가 있어 요양병원 같은 고위험 시설이나 군부대 등 집단감염 주요 발생 시설에 한해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전국민 대상 신속항원검사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만 요양병원 등에 대해서는 보조적 검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30분 안에 결과 나오지만 정확도 다소 떨어져

PCR 검사는 환자의 코, 목구멍 등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바이러스 DNA를 증폭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무를 파악한다.

PCR 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정확도가 높다는 것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98%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감도는 양성 검체를 양성으로 확진하고, 특이도는 음성 검체를 음성으로 진단할 확률을 의미한다.

또 바이러스 DNA를 증폭하는 방식으로 진단하기 때문에 극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단점은 유전자증폭기 등 검사 장비가 필요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 정도가 걸린다는 것이다.

반면 신속항원검사는 코 안쪽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 성분을 검출해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30분 안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비용도 PCR 검사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PCR 검사에 비해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있어야 검출이 가능하고 정확도도 다소 떨어진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항원 진단제품의 민감도는 90%, 특이도는 96%였다. 코로나19 양성 환자 10명 중 1명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다.

슬로바키아 전국민 검사…"자가 검체채취도 가능"

해외에서도 전국민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한 나라가 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10세 이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전체 인구(540만명)의 3분의 2 수준인 360만 명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온 확진자들은 자기격리에 들어갔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슬로바키아의 사례를 두고 봉쇄조치의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23일 해군교육사령부에서 해군병 671기 입영대상자들이 PCR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해군교육사령부 제공) 2020.11.23.photo@newsis.com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슬로바키아에서 국산 키트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해 1주일 만에 (코로나19 확진) 피크를 꺾었다"며 "영국 등에서도 슬로바키아의 예를 보고 도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유럽 CDC 가이드라인을 보면 검사 양성률이 10% 정도로 높게 나오는 나라에서는 신속항원검사가 양성일 경우 진짜 양성일 확률이 높다"며 "그런 지역에서는 적극적으로 쓸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검사 양성률이 2% 정도이기 때문에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을 경우 진짜 양성보다는 위양성일 확률이 좀 더 높다"고 말했다.

이어 "슬로바키아의 검사 양성률과 우리나라의 검사 양성률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또 전국민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정확히 검체를 채취하는 데 한계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신속 항원검사를 통한) 자가진단을 하려면 몇 가지 문제가 있다"며 "첫 번째 정확히 검체 채취를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야 되고, 두 번째로는 제도적으로는 의료법이나 약사법에 합리적으로 부합해야 되는 단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원검사든 PCR검사든 모두 전문 의료인이 검체를 채취해서 검사를 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며 "이런 면에서 본다면 전 국민 검사는 일시적으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천은미 교수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는 외국에서는 가정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며 "검체 체취를 (면봉을 이용해) 코에 해도 되고 침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의료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의료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국민 검사 효용성 떨어져…보조적 수단 활용"

전문가들은 신속항원검사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검사는 효용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요양병원 등 고위험시설이나 군부대 등 집단감염 주요 발생시설에 한해 보조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속항원검사는 집단발생이 일어나는 곳이나 요양병원 등에서 시범적으로 활용해 볼 수는 있다"면서도 "민감도가 낮은편이라 코로나19 확진 방법은 아니고 스크리닝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28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이 개최한 좌담회에서 "현재 신속항원검사로 허가된 게 1종이라 보급도 어렵고 보급이 된다고 해도 검체 채취 방법이 자가진단에서 제대로 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며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도 떨어지다 보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요양병원에서 자주 검사해서 모니터링 하는 방법 등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가는 방법이 돼야한다"며 "전국민 대상으로 검사하는 것은 비용대비 효과나 유용성 측면에서도 어렵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천은미 교수도 "요양병원이나 군대 등에서 매번 PCR 검사를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신속항원검사를 전국민 대상으로는 못해도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검사한다든지, 고위험시설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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