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 타는 것 즐거워서 복귀 결정"
"성적 연연하기보다 즐겁게 타도록 하겠다"
이승훈은 25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51회 회장배 전국남녀 스피드스케이팅대회 남자 일반부 5000m에서 6분53초28을 기록, 4위에 머물렀다.
레이스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승훈은 "오랜만에 타다보니 감이 떨어진 것 같다. 처음 타보는 기록인 것 같은데, 조금씩 올려가면서 준비하면 되니 조급하지 않다"며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훈이 국내 팬들 앞에서 레이스를 펼친 것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약 2년 9개월 만이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 2014 소치동계올림픽 팀추월 은메달, 2018 평창동게올림픽 매스스타트 금메달과 팀추월 은메달을 수확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스타로 활약했다.
성실하고 올곧은 이미지로도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평창올림픽 이후 훈련 특혜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과거 후배 선수 2명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것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7월 1년 출정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폭행과 훈련 특혜 논란이 있었던 만큼 빙상 팬들이 이승훈의 복귀를 마냥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승훈은 "당사자인 후배와 나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창올림픽 한참 이전인 2013년에 있었던 일이고, 평창올림픽 이전과 직후, 지금도 후배들과 잘 지내고 있다"며 "훈계하는 과정에서 잘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후배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도 만나서 일상을 이야기할 뿐 그 일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논란 이후 사과하기도 했지만, 잘 지내고 있다"며 "나 혼자 잘 지낸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의미있는 것은 아니다. 후배들이 이야기해주면 좋겠지만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승훈은 "우리들이 문제였기 때문에 당사자인 후배와 나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논란이 됐을 때 수 차례 사과했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사과한 이후로 후배들이 '이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그만하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승훈은 여러 논란 속에서도 복귀를 택한 이유에 대해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올림픽에서 성적을 목표로 했을 때 훈련이 힘든 것을 참기도 했지만, 평창올림픽 이후 훈련을 그 정도로 하지 않고 즐겁게, 적당히 한다"며 "스케이트가 좋아서 복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즐거워서 복귀했다는 이승훈은 성적에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승훈은 "그동안 1등을 위해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스케이트를 탔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이후로는 마음 편히 즐거운 마음으로 스케이트를 탔다"며 "오늘도 기록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오랜만에 즐겁게 레이스를 했다. 앞으로도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성적에는 욕심내지 않는다. "올림픽에서 항상 메달이 목표였다. 평창올림픽은 자국에서 하는 올림픽이라 당연히 메달이 목표였다"며 "하지만 베이징올림픽은 출전만 해도 좋을 것 같다. 올림픽 정신대로 참가에 의의를 둘 것 같다"는 것이 이승훈의 말이다.
평창올림픽 직후 네덜란드로 떠나 훈련하기도 했던 이승훈은 "현재 지상 훈련은 트레이너와 함께 혼자 하고 있다. 스케이트 훈련은 한 후배가 코치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가장 좋았을 때에 비하면 몸 상태는 30% 정도다. 이번 시즌에 100%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60~70%만 한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승훈은 "평창올림픽을 잘 마친 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는 실망시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마무리까지 잘 할 수 있도록 얼음 위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즐겁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