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관리업체 근로자들 파주시에 임금인상 요구
BTL도입 초기보다 최저임금 2배 이상 올라
[파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으로 건립된 파주 교하도서관의 민간 운영관리업체 근로자들이 파주시에 생활임금 적용 등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간업체 근로자들이 지자체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상식 밖의 상황이지만, 이면에는 BTL 도입 초기보다 2배 이상 오른 최저임금 문제가 있다.
19일 파주시와 C&S자산관리, 근로자 등에 따르면 시는 교하신도시 조성에 따른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지난 2005년 교하도서관을 BTL 방식으로 건립키로 하고, 이듬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거쳐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민간사업시행사는 111억8800만원을 들여 동패동 일대 7000㎡부지에 지하 1층에 지상 3층, 연면적 8547㎡ 규모의 교하도서관을 건립했고, 시는 개관 시점인 2008년 5월부터 2028년 5월까지 20년간 업체 측에 건립비용과 이자 등으로 179억8400만원을 시설 임대료 명목으로 지급키로 했다. 사실상 분할 상환이다.
또 시행사는 개관 시점부터 20년간 도서관에 대한 관리운영권(시설 관리·청소·보안)을 갖고, 시는 업체 측에 인건비와 경상비, 시설유지보수비 등이 포함된 운영비를 지급키로 했다. 시가 20년간 업체에 지급할 운영비는 총 167억800만원 정도다.
문제는 협약 과정에서 인건비 산정 기준에 물가상승률 반영만 명시되면서 발생했다. 도서관이 개관한 2008년의 최저임금은 3770원이었지만, 현재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업체가 시에 청구할 수 있는 인건비보다 법정 최저임금에 따라 지출되는 인건비가 훨씬 커진 것이다.
교하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업체 소속 근로자는 15명이지만, 협약에 따라 보전되는 임금 총액은 월 평균 2500~26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법정 최저임금과의 차액은 업체의 몫이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BTL 사업장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는 문제로, 문제가 커지자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을 개정해 ‘운영여건의 현저한 변경으로 인해 운영비용 조정이 필요한 경우 시설사업기본계획 및 실시협약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길을 열어줬다.
그러나 이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을 놓고 업체와 시가 해석을 달리하면서 사이에 끼인 근로자들의 답답함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요구대로 파주시 생활임금만큼 시가 추가 부담을 해도 차액이 1270원에 불과해 근로자 손에 들어오는 돈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일단 시는 운영비 조정을 위해서는 실제로 인건비가 부족한지 증빙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인건비 외에 경상비와 유지관리비 등 운영비 지출 전반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업체 측은 “인건비로 책정된 금액이 부족한 사실은 증명할 수 있지만, 다른 비용의 증빙을 요구하는 것은 총액사업인 BTL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실시협약에도 시설의 운영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법령, 정부 정책변경 시 운영비의 5% 범위 내에서 변경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부족한 인건비를 조정하려면 민간투자사업자의 수익 등 영업비밀을 공개해야 할 상황이고, 지자체 입장에서는 실제로 부족한지조차 확인하지 않고 지원할 경우 향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셈이다.
결국 이 문제는 시가 기재부에 세부지침 하달을 요청하면서 조만간 기재부 결정에 따라 결론이 날 전망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민자사업이다보니 정보공개 의무가 없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고, 조례에 명시된 생활임금 지급대상도 아닌 상황”이라며 “기재부에 세부지침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상태여서 지침이 오는 대로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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