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술 마시다 성관계…몰래 영상 촬영
지난해 다른 여학생과 술 마시다 성폭행
1심 재판부 "징역 장기 4년·단기2년" 선고
"도망 염려 있다고 판단된다"…법정구속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 반성 기회 줘야"
피고인 "앞으로 없어야 할 일…죄송하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허경호) 심리로 열린 중학교 3학년생 A(16)군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A군에게 징역 장기 4년·단기 2년을 선고했다.
청소년의 경우 소년법에 따라 형의 장기와 단기를 정한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형의 단기가 지난 이후에는 교정 성적에 따라 형 집행이 종료될 수 있다. 소년법상 유기징역형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이다.
재판부는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되고 구속해야 될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보인다"며 법정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아울러 A군에 대해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A군은 지난 2018년 7월 자신과 교제하던 여학생 B(16)양을 집에 데려와 술을 마시다 B양과 자신의 방에서 성관계를 맺으며 신체 등을 동의 없이 몰래 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11월 B양과 헤어진 A군은 지난해 3월 다른 여학생 C(16)양을 자신의 집에 데려와 함께 술을 마시다, C양이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못 가누자 억지로 입을 맞추고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A군은 C양에게 상해도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그 내용, 피해자들이 모두 미성년자인 점으로 볼 때 사안이 매우 중하다"며 "술에 취해 방어능력이 없는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상대로 성범죄와 상해까지 입게 한 점 등은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범행으로 피해자들이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거나 현재도 겪고 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아직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만큼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강간 등 치상 범행을 포함해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소년법상의 소년으로 인격·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과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과 취업제한 명령은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관계로 볼 때 성범죄 재범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모두 면제한다"고 덧붙였다.
A군은 법정에서 "앞으로는 당연히 없어야 할 일이지만 정말 죄송하다"며 "평생 죄송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살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면서 처벌을 받고 나온다면 충분히 훌륭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는 피고인에게 반성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본인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판단돼 많은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라고 법정구속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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