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007~2008년 이랜드홈에버 여성노동자들의 510일 투쟁은 노조지도부들이 해고를 받아들이는 대신 투쟁하던 조합원들을 현장에 복귀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노조지도부는 투쟁 이후 노조를 유지하기 위해 다음 지도부를 세우려 했고, 각 분회를 복원시킬 수 있는 이들을 복직시키려 노력했다.
노조지도부를 세우는 건 회사의 반대로 안 되어서 조합원들이 복귀 후 노조의 지도력은 약화했고, 조합원들은 긴 투쟁으로 지치고 거기에 경제문제, 가족문제 등 쌓인 문제가 많아 10여 년간 노조활동은 침체됐다.
다행스럽게 각 분회의 분회장들이 복귀하면서 각 분회에서는 투쟁했던 이들이 분회를 복원시켰다. 그 뒤에 이들 분회가 중심이 되어 2018년 새 집행부를 세웠고 조합원들도 노조활동에 참여하면서 노조가 활기를 되찾았다.
그 결과 2019년 노조가 파업을 통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확보했고 510일투쟁에서 이뤄내지 못한 과제를 조합원들의 힘으로 실현했다.
이 책은 10여 년이 흘러 과거가 된 그 사건을, 역사로 다시 쓰기 위한 작업이다.
저자 유경순은 510일 투쟁이 2007년 7월1일 비정규직법이 실행되기 전날인 6월30일 이들이 월드컵점 점거투쟁을 했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노조의 제안으로 이 투쟁을 여성노동자들의 역사로 기록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하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말한다.
특히 저자는 여성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노동조건은 물론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달라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들이 목소리를 내기 전에는 고객들의 갑질 횡포도 많았고, 마트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을 무시했는데, 510일투쟁을 거치면서 이들도 인격을 가진 노동자라는 시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1144쪽, 봄날의 박씨,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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