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9·10권 출간

기사등록 2020/11/17 14:40:10
[서울=뉴시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9·10 (사진=민음사 제공) 2020.11.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편 '스완네 집 쪽으로', 2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3편 '게르망트 쪽', 4편 '소돔과 고모라'에 이어 5편 '갇힌 여인'이 9, 10권으로 나왔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모두 7편에 이르는 연작 소설로서, 그 분량을 합하면 수천 쪽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담론이다. 어린 '나'는 스완의 딸 질베르트를 짝사랑하고, 스완은 화류계 출신 여성 오데트를 욕망한다. 어린 소년의 풋사랑, 환상이라는 옷을 입고 아름답게 채색된 첫사랑, 어머니에 대한 소년의 집착, 질투로 얼룩진 욕망 그리고 금기와 죄의식에 사로잡힌 동성애 등, 이 작품은 온갖 사랑의 형태에 따른 아름다운, 혹은 비극적인 서술로 가득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갇힌 여인'과 '사라진 알베르틴'은 ‘알베르틴 소설’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알베르틴을 둘러싼 양가감정, 어쩌면 사랑의 양면성을 주제로 한 정밀한 연구서라 할 만하다.

'갇힌 여인'은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 사후 1년 만에 출판된 작품이다. 따라서 플레이아드가 1954년 발간한 판본과 1988년에 발간한 새로운 판본 사이에는 상이한 문장 배열이나 단어 표기가 곳곳에서 발견되며, 사라진 인물이 다시 등장하는 등 구성상의 허점도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내밀하고 사적인 어조, 일종의 독백처럼 서술된다는 점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구성하는 다른 작품과도 구별된다. 

지난 작품인 '게르망트 쪽'에서 "청년기에서 성년기로, 감성에서 지성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를 경유하여, 환상과 환멸, 환희와 죄책감으로 소용돌이치는 정념의 정중앙, 즉 '소돔과 고모라'에서 발베크의 소녀들과 운명의 여인 알베르틴을 마주하게 된 화자 마르셀은 사랑의 불씨를 감지하는 한편, 신비로운 연인이 비밀스레 품는 '고모라적 성향'을 깨닫고 격렬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결국 마르셀은 알베르틴을 완전히 소유하기 위해, 도망치듯 파리에 정착한 뒤 결혼까지 결심하지만 연인을 둘러싼 온갖 의혹, 끝없는 거짓과 모호한 진실, 고모라의 여인들이 야기하는 불안 탓에 깊은 번민에 빠진다. 9권 328쪽, 10권 424쪽, 민음사, 9권 1만5000원, 10권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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