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1사 후 마운드 올라 4⅔이닝 무실점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두산 베어스 김민규(21)가 '깜짝 호투'로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김민규는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회 1사 1, 3루에서 마운드에 섰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의 등판이었다.
두산은 선발 유희관이 1회 3연속 안타를 맞는 등 1회 1사 2,3루에 몰리자 곧바로 김민규를 투입했다.
김민규는 유한준을 2루수 뜬공, 강백호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깔끔하게 이닝을 정리했다. 이후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4⅔이닝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사실상 선발 역할을 한 김민규의 짠물투에 두산은 2-0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3승(1패)째를 신고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김민규는 플레이오프 4차전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김민규는 "이겨서 기분이 너무 좋다. 한국시리즈를 잘 준비하겠다"고 "데일리 MVP를 받게 될지 몰랐다. 너무 기쁘다. 기쁘다는 표현보다 더 높은 표현을 하고 싶은데, 이거밖에 없어서 아쉽다. 너무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김민규는 지난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그때는 너무 긴장돼 다리가 없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적당한 긴장감이 있어 집중이 잘 됐다"며 웃었다. 이어 "오늘 컨디션은 보통 정도였는데, 집중력이 좋다보니 제구가 잘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 오르면서 몸을 풀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준비를 잘해온 덕분에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김민규는 "짧게 준비하고 올라갔지만, 전날부터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빨리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17일 KT와의 경기에서도 조기 강판된 유희관 대신 마운드에 올라 5⅓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바 있다. 김민규는 이날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랐다.
김민규는 "KT 타자들이 나에게 약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자신있게 던지면 못칠 것 같았다. 포수 (박)세혁이형의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말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한다. 잠재력을 터트린 김민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필승 카드로 기용될 전망이다.
김민규는 "어떤 상황에 나가든 이 타자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무조건 전력을 다해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