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선민은 학계의 성과를 일반 대중에게 소개하는 학술기자로서 2019년 '주간조선' 지면상에서 벌어진 반일 종족주의 논쟁에 참여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측의 맞은편에서 논쟁의 한 축을 담당했고, 바로 그 논쟁이 이 책을 집필하는 계기가 됐다.
저자는 후기에서 "논쟁을 위해 독도 문제와 관련된 저서와 연구 논문을 읽어 가면서 당면한 논쟁과는 별도로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 이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커다란 발전이 있었는데도 그 성과가 일반인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독도 120년'은 문제의 핵심을 근현대 동북아시아 국제 정치, 정확히는 지정학적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발견된 중요한 사료들과 한·일 서로가 구축한 논리를 차근차근 풀어낸다.
이 책의 장점은 분쟁 자체를 설명하는 데 그쳤던 기존 독도 문제 관련 책과 달리 분쟁을 주도하고 휘말린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주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일본인들이 울릉도에서 저지르는 행패를 정부에 보고했으며 그 공적을 인정받아 최초로 울릉도 군수에 임명된 배계주라던가, 독도를 당연히 대한제국의 땅이라 생각해 주변의 어업권을 획득할 방법을 일본 정부에 문의했던 사업가 나카이 요자부로, 맥아더 장군의 신임을 받은 외교관으로서 적극적으로 일본 측 의견을 미국에 전달했던 윌리엄 시볼드, 한일회담 당시 독도 폭파론을 언급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김종필 등 독도를 둘러싼 다종다양한 인물의 이야기가 재미를 배가하는 한편 독도 문제를 우리가 겪은 이야기처럼 전한다. 228쪽, 사회평론,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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