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출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라는 새 책을 냈다. 이른바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공저자로 출간한지 석 달만이다.
진 전 교수는 이번 신간을 통해 '촛불 정권의 타락과 위선'을 주장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흑서가 조국 사태부터 올 2월까지 일어난 사건을 중심에 뒀다면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는 집권 세력에게서 일어난 '이상한 일들'을 파헤친다.
그는 현 시대상을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었던 '1930년대 독일 사회'에 비유했다. 현재의 한국 사회 역시 자기가 속할 진영부터 정한 다음, 거기에 따라서 참과 거짓의 기준과 선악의 기준을 바꿔버리기 때문이라고 진 전 교수는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로 진보는 파국을 맞았다"며 "그때만 해도 싸울 생각은 없었다. 이미 황우석·심형래·조영남 사건을 거치면서 대중에 맞서 싸우는 일에 신물이 난 상태. 팔로워 86만에 달했던 트위터 계정마저 닫고 3년 동안 조용히 지내던 차였다"라고 전했다.
그러고는 "싸움을 시작하려고 마음먹고 주변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 몇 달 동안 가방 속을 구르다가 찢어진 사직서를 테이프로 붙여 팩스로 보내고, 정의당에도 아직 처리되지 않은 탈당계를 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직과 탈당을 마치고 10년간 놀렸던 페이스북 계정을 되살려 글질을 시작했다"고 집필배경을 밝혔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을 향한 적나라한 지적도 서슴지 않는다.
그는 "문제는 그동안 대통령이 회피해온 '대통령직의 윤리적 기능'"이라며 "언제부턴가 이 나라에 정의와 상식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민주당 사람들은 자신들이 박정희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북한의 위협이든, 코로나19의 위협이든 공포심을 이용해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제한하기는 마찬가지다. 유신정권의 긴급조치가 경성(硬性)이라면, 현 정권의 코로나 긴급조치는 연성(軟性) 독재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책은 진 전 교수가 올 1월말부터 시작한 한국일보 연재 '트루스 오디세이' 글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기존 글을 수정하고 새로 세 꼭지를 써서 보강했다. 총 30개의 글을 ▲진리 이후의 시대 ▲팬덤의 정치 ▲광신, 공포, 혐오 ▲민주당의 연성독재 ▲대통령이란 무엇인가 ▲진보의 몰락 등 6개 부로 나누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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