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대] 코로나의 저주? 트럼프 선거일 백악관모임 역학조사 대상

기사등록 2020/11/09 09:49:55 최종수정 2020/11/09 09:51:38

원래 자축행사 계획했다 개표감시 모임으로 전환

방역수칙 안지켜, 이후 코로나확산에 역학조사 대상

메도스 비서실장 확진이후 백악관 자체 역학추적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1.06.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래 대선 당일인 3일 저녁 워싱턴 시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성대한 자축파티를 계획했다가 측근의 만류로 백악관 파티로 변경했었다. 

그런데 백악관 파티는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트럼프 재선본부 사람들과 개표현황을 지켜보는 모임으로 변했고 이 모임은 현재 하루 10만명을 감염시키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또 하나의 고질적인 무시로 인해 조사대상으로 떠올랐다.

AP통신 등 미국언론들은 백악관 선거모임에서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이 코로나 19 확진이 발표된 것에 대해 이번 대선의 패착이 코로나 19에 대한 대응 실패로 유권자의 심판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이  백악관 모임에 대해서도 역학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그 동안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책은 발생 초기부터 이를 무시하거나 중국 책임으로 미루면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방국의 지침을 철저히 무시하고 지키지  않는 것으로 일관해왔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와는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태도여서 여론조사 결과도 많은 유권자들이 그 때문에 트럼프에 등을 돌렸고 바이든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백악관측은 메도스 비서실장 확진 발표 이후로 코로나19 감염이 훨씬 더 강력하게 확산되고 있는데도,  누가 추가로 확진을 받았는지에 대해 거듭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메도스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확진을 받고 입원까지 했으며, 트럼프 선거본부 책임자를 비롯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백악관 비서실 공직자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백악관은 최근 몇 주일간 점점 더 코로나19 감염 문제에 대해서는 비밀주의로 일관했다.  백악관과 트럼프 선거본부 소속의 많은 인원들,  특히 선거 당일 개표 감시 모임에 참가한 사람들의 명단도 철저히 비밀의 장막에 싸여 있다가 언론에 의해 하나 둘 씩 밝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백악관에서 계속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는 것은 그 동안 트럼프 정부의 느슨한 방역대책과  보건당국의 방역수칙에 따르지 않는 방만한 태도로 고통을 받았던 보건부와 방역 수장들에게는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존스 홉킨스대 보건대학원의 조슈아 샤프스타인 교수는 " 트럼프 행정부는 그 동안 자신들이나 국민들을 위해 바이러스 감염위험을 무시하고 공공연하게 맞서는 기사단 역할을 해왔다.  그것이 요즘처럼 엄청난 감염을 확산시킨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까지도 지난 8월 이후로는 되도록 백악관 모임을 피해왔다고 말한다.  "그건 백악관과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생각이 나하고는 너무도 달라서였다.  나는 상원내에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제나 강조하고 실천해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메도스는 특히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거나 트럼프 대통령 처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직후에만 가까스로 마스크를 썼다.  한 번은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었는데도 기자들이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자 기자회견을 취소한 적도 있었다.

메도스는 선거 당일인 3일 밤 백악관 이스트 룸 행사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 곳에는 100여명의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이 모여서 함께 선거 결과 (승리)를 기다리며 곧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 연설을 할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안의 방송 카메라들 앞에는 칵테일 테이블 위에 샴페인등 음료와 와인 잔들이 차려진 축제 분위기였고  사람들은 반쯤 비워진 술잔들을 들고 서로 담소를 나눴다.

트럼프 가족과 밀착 접촉을 해온 메도스는 이 때에도 방안에서 여러명의 손님들과 주먹을 마주대며 인사를 나눴으며 ,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새벽 연설을 하기 전까지 그 곳에 머물렀다.

[워싱턴=AP/뉴시스]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2020.11.06.
그 날 이스트룸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사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았는데도,  실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최소한의 마스크 착용조차 없었다.

메도스는 선거날 행사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선거본부 사람들을 수행해서 버지니아주에 갔고 수 십명의 선거원,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메도스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다른 백악관 수행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선거본부 보조원들만 거의 다 마스크를 착용했다.

블룸버그 뉴스 보도처럼 메도스가 3일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그는 위에서 말한 모든 행사에 확진자로서 참석했던 것이라고 조지 메이슨대학 방역학자인 사스키아 포페스쿠 교수는 말한다.

메도스는 선거날까지 막바지 트럼프 유세를 줄곧 수행해서 수십군데의 집회에 함께 갔으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지지자들과 서로 인사하거나 대화하는 장면도 자주 목격되었다.

트럼프대통령이 자기 정부의 보건당국이 설정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기를 거부하는 태도는 선거 유세 기간 동안 각 지역 주지사나 지방정부에는 엄청난 부담과 괴로움을 안겨주었다.  코로나19 감염이 극심한 적색지대에서조차 지방정부의 방역수칙을 하나같이 거부하고 집회 참석자수,  마스크 착용등의 제한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대통령의 코로나19 무시는 경제살리기 등으로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계산이었는지 몰라도,  현재 공화당의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좀 다른 판단과 실천을 했더라면 이번 대선에서 이겼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트럼프의 그런 태도는 지지자들의 생각에도 큰 영향을 미쳐 AP투표조사기구 (  AP VoteCast)의 전국대상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의 절반 이상이 국가의 최우선과제 가운데 첫번째로 코로나보다 경제를 지적했다.

 이는 바이든 지지자의 10명 가운데 하나가 경제라고 답한 것과 대조된다.  바이든 지지자 10명중의 6명은 코로나19의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백악관은 선거당일 모임에 대한 역학추적조사에 대한 빗발치는 문의에 대해 아직 일일히 답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 의료진에 의해 역학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시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CDC규정은 감염된 사람의 2미터 이내 거리에서 최소 15분 이상을 머물렀던 사람을 " 밀접한 접촉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틀 이내에 확진판정을 받거나 코로나감염 증상이 나타난 사람을 감염자로 규정한다.

많은 감염학자들과 미 보건당국은 선거 당일 트럼프의 백악관 모임에 대해 "감염이 발생하기 쉬운 무르익은 조건"을 갖춘 환경이라고 판정하고,  누구든지 거기에 참석했던 사람은 반드시 당국에 알리고 진단검사와 필요한 조치에 따르라고 권고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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