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자유롭게 하는 게 1차적 목적…곧 발표할 것"
野, 이정옥 여성장관 향해 박원순 사건 질의 집중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 시설에서 보호하고 있어"
"서울시 인권위 조사받고 있어‥대책 기다리는 중"
"2차피해 유형은 법에 있어…처벌규정 포함 안 돼"
피해자를 향해 쏟아진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연구용역을 거쳐 시·도에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 중에 있다. 사건이 발생한 서울시의 재발방지책은 내년 2월까지 제출받기로 했다.
또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이 저지른 성범죄를 신고하도록 하는 특별신고시스템을 추진하고 있으며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가부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이 여가부의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 보호를 묻자, 이 장관은 "1차 피해 이후 저희 피해자 보호시설에서 이미 보호를 받고 있었다"고 했다.
이 장관은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최 의원 질의에 "피해자에게 계속 안부를 묻고 있다"며 "피해자가 정상적인 활동으로 복귀해 안정된 생활을 하길 바라고 있고 모든 조치를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여가부는 박 전 시장 사건이 발생한 뒤 지난 7월 서울시를 상대로 특별 현장조사를 벌여 신고체계와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점검했다.
그 결과 서울시는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지원방안을 마련해놓고 있지 않았다. 또 시의 사건처리 과정에 연관된 사람이 많고 부서가 복잡해 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장관은 "피해자가 직장에 제대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러 점검을 했다"며 "관련 신고체계, 조직문화 개선 등에 대해 서울시와 지속 협의해 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재발방지대책은 서울시가 올해 2월까지 제출 마감 기한이 있다"며 "인권위 조사가 개시됐기 때문에 제출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위계적 관계에 의한 성폭력 외에도 수평적 관계에서 가해가 발생하지만 공공기관에서의 폐쇄적인 문화로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장관은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고 "우리 사회 조직 전반이 성폭력에 대해 자유롭지 않은 전통적 문화가 지배하고 있어 수평적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조차 신고를 꺼리는 것이 확인됐다"며 "신고자들이 익명성 유지를 많이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익명을 보장하는 창구를 개방해 1차적으로 신고를 자유롭게 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렇게 큰 사건이 생김으로서 집단적 학습을 할 수 있는 계기라 보고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질의가 계속되면서 선출직 지자체장을 포함한 신고시스템과 같은 구체적인 방안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오후 질의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의 질문을 받고 "선출직은 특히 어렵겠지만 지자체장 뿐만 아니라 모든 성폭력, 성희롱 신고를 용이하게 하는 특별신고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수개월간의 이런 논의에 대해 저희가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거쳐 곧 대책을 발표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 장관은 "법 체계가 지난해 12월에 만들어져서 2차피해와 가해 개념에 대한 규정이 굉장히 불분명하다"며 "저희는 이를 구분해서 구체화하려 하는데 판례와 적용 사례가 축적되지 않아 유형분류를 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2차 피해 지침과 관련해 오전에는 "연구용역을 거쳐 최근에 수사기관과 관계기관에서 쓸 수 있는 지침을 마련했다"고 했으나, 오후 감사가 속개되자 발언권을 신청해 "지침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은 현재 마무리 단계이고, 시·도국장회의등을 거쳐서 검토회의를 거쳐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정정했다.
이날 여가위에서는 야당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의원들로부터 박 전 시장 사건 관련한 질의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사건 피해자를 만났나"고 물었고, 이 장관은 "못 만난다. 성폭력상담소에서 보호 중인 피해자를 만나는 것 자체가 2차가해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피해자의 희망에 따라 거주지를 옮겼느냐"고 물었고, 이 장관은 "답할 수 없다. 보호기관의 요청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당 김미애 의원은 "오거돈, 박원순 성추행 사건에서 가해자가 누구냐"고 이 장관에게 물었고, 이 장관은 "저희는 피해자의 시각에서 판단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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