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개국 입장, 27일까지 WTO 일반이사회 의장에 전달
나이지리아 후보, 아프리카·카리브해·日·EU 지지 확보
정부 "지지국 숫자, 주요국 지지 강도 등 판세 고려"
EU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기 전까지만 해도 상대 후보를 무섭게 추격하는 상황이었지만 EU의 결정으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WTO 사무총장은 164개국의 컨센서스를 통해 선출하는 만큼 정부는 향후 지지 국가와 강대국의 의사 등 판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까지 모든 회원국에 선호 입장이 WTO 일반 이사회 의장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선호도 조사 이후 일반 이사회는 상대적으로 지지국가가 열세인 후보 측의 사퇴를 권고하고, 한 국가에 지지를 보내도록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다음 달 7일께는 신임 사무총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지국 숫자, 주요국의 지지 강도 등 전체적 판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컨센서스 도출을 위한 회원국 간 후속 협의에 최선을 다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지지 확보를 위해 공을 들였던 EU는 27개국의 표를 나이지리아 후보에게 몰아주기로 결정했다. AFP통신은 2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EU 회원국이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웰라를 지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10여개 국가가 유 본부장을 지지했으나 마라톤 회의 끝에 다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지난 25일 일본 정부가 나이지리아 후보를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WTO에 일본의 수출 규제 방안을 제소한 상황에서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으로 당선된다면 분쟁 해결 절차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일본 정부는 판단했다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앞서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지난 16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164개 회원국 가운데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국가 등을 포함해 79개 국가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여기에 유럽연합 27개국 표까지 더하면 과반 지지를 확보한 셈이다.
다만 WTO 사무총장 선거는 만장일치를 통해 선출하는 만큼 컨센서스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양 진영의 선호도가 비등한 상황에서 한 국가가 끝까지 반대한다면 규정상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지금까지 투표를 통한 사무총장 선출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특히 미국, 중국과 같은 강대국의 지지도 중요한 변수다. 현재 미국은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아직 지지 후보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미중의 표심이 갈릴 경우 쉽게 자기 입장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선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아직까지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전 정부 차원에서 노력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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