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알 부르한 위원장은 이날 국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대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이익을 원했다면 우리도 어떤 이익을 원했다"며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가 없었다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삭제되기 위해) 오는 2021년 8월이나 9월까지 기다려야 했다. 우리가 다른 어떤 세력보다 승자다"고 강조했다.
알 부르한 위원장은 "우리는 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협박을 받은 것이 아니다. 관계 정상화는 오히려 수단에 이익이다"며 "우리는 고립돼 있었고 제재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지정 해제로 국제사회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경제적으로 혜택을 받고 (경제 복구를 위한) 기술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수단 내부 평화협정 이행에 필요한 국제 원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단은 막대한 재정 적자, 연료와 식량, 의약품 등 필수품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바시르 전 대통령의 실각도 경제난에 분노한 시민의 봉기가 단초가 됐다. 과도정부는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미국인 테러 희생자 보상을 위해 3억3500만달러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수단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1993년 수단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수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나흘만인 같은달 23일 이스라엘간 관계도 정상화했다. 수단은 이스라엘과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AL의 일원으로 이스라엘에 선전포고를 하는 등 수십년간 적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란과 함께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알 부르한 위원장은 "수단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 국경에 따라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되기를 여전히 원한다"면서도 "수단이 이를 위한 모든 책임을 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아랍연맹(AL)은 1967년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이스라엘과 평화 불가, 이스라엘에 대한 (국가지위) 인정 불가, 이스라엘과 협상 불가라는 3불 정책을 채택한 바 있다. 알 부르한 위원장은 이집트와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것을 언급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했다.
한편, 그는 수단 최대 정파를 이끄는 사디크 알 마흐디 전 대통령 등이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에 반대하고 있지만 임시 의회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가 비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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