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중 독감백신 접종 59명…"검토완료 46명, 인과성 낮아"(종합)

기사등록 2020/10/26 17:14:17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26건 이어 20건 추가 검토

"아나필락시스X…동일백신 접종자 중 중증신고X"

46건 부검결과 백신으로 인한 이상반응 소견 없어

기저질환 악화·다른 사인 명백…"예방접종 지속"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만 62세부터 69세를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광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 등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0.10.26.  20hwan@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정성원 기자 = 25일까지 사망자 중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이력이 있는 사람은 59명으로 신고됐으며 지금까지 역학조사와 부검 결과 등을 검토한 46명은 모두 예방접종과 인과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백신 이상반응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확인되지 않은 반면 기저질환 악화나 다른 사인이 명백하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같은 제조번호 백신에서 2명 이상 사망한 경우는 14건(명)이 보고됐지만 모두 사망과 예방접종간 인과 관계가 없어 국가 예방 접종 사업은 지속하기로 했다.

◇올해 사망자 중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자 59명…1468만명 예방접종 완료

보건당국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치명률 차이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후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사망률 등을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총 1231건이 신고됐으며 예방접종과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신고 당시 사망자 56명과 중증 이상반응 신고 이후 사망 3명 등 이날 0시까지 확인된 사망자 중 예방접종자는 총 59명이다. 24일 0시 기준 48명(중증 이상반응 신고 후 사망 2명) 이후 이틀간 11명이 늘어난 숫자다.

나이대별로 80대 이상과 70대가 각각 2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60대가 2명, 60대 미만은 5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남 9명, 전남 8명, 서울 7명, 전북·경북 각 6명, 대구·경기 5명, 충남 3명, 부산·인천·대전·강원 각 2명, 광주·제주 각 1명 등이다.

이날 0시 현재 예방접종 현황은 약 1468만건으로 이 가운데는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자발적으로 입력된 유료접종 500만건이 포함돼 있다. 국가 예방접종 사업 대상자는 1898만1756명 중 약 51%인 967만6636명이 접종을 마쳤다.

◇사망사례 46건 검토 완료…피해조사반 "접종과 사망 인과성 낮아"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59명 가운데 지금까지 46명에 대한 사망과 예방접종 사이 인과 관계를 24일 26명, 25일 20명 등 차례대로 검토했으며 조사 중인 13명에 대해선 추가로 신고되는 사례를 포함해 역학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회의를 열어 인과성을 판단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25일 피해조사반 신속대응 회의를 개최했고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추가된 사망사례 20건에 대해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을 판단했다"며 "지금까지 검토한 46건 사례 모두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매우 낮아 백신 재검정이나 국가 예방접종 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피해조사반 회의 내용을 전했다.

우선 추가 검토한 20건 가운데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급격한 전신 면역 반응으로 인한 충격 증상) 사례는 없었다.

20건 모두 동일 의료기관, 동일 날짜, 동일 제조번호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한 결과 예방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접종부위 통증 등 경증 이상반응 외에 중증 이상반응 사례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피해조사반은 "백신의 이상이나 접종 과정상의 오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46건 모두 개별사례별로 기초조사 및 역학조사 결과와 부검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사망사례에서 백신의 이상반응으로 추정되는 소견이 없었고 ▲기저질환(심혈관계 질환, 뇌혈관계 질환, 당뇨, 간경화, 부정맥, 만성폐질환, 악성 종양 등)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으며 ▲부검 결과 명백한 다른 사인(대동맥 박리,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등)이 있었다.

이에 피해조사반은 "지금까지 검토한 46건 사례 모두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매우 낮아 백신 재검정이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현재까지 59건 중 부검이 완료된 건 33건이다. 다른 26건은 화장(火葬)으로 부검이 불가능하거나 일부는 부검이 진행 중이다.

이날 0시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와 관련해선 총 7개 제조회사의 37개 제조번호 백신이 확인됐다. 이중 동일 제조번호에서 2건 이상 사망 신고가 된 건 14개로 총 36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로트(lot) 번호로 불리는 제조번호에 따라 1로트는 1회에 같은 조건에서 생산되는 제품군 단위로 로트 번호가 같을 때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1로트당 생산량은 14만~15만도스(1회 접종분)다.

그러나 동일 제조번호 백신과 관련해 피해조사반은 "재검정 또는 봉인(사용중지)에 대해서는 동일 제조번호 접종사례 중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을 배제할 수 없는 2건 이상의 중증 이상반응(사망 등) 사례가 발생할 경우 검토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난 겨울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사망률 등 분석 중

한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2019~2020절기 만 65세 이상 사망자 가운데 7일 이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기록이 있는 사람은 1531명이다. 지난 절기 만 65세 이상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은 약 668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사망자 가운데 백신 접종 이력이 있는 경우로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 관계는 마찬가지로 확인된 바 없다.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사망자 가운데 예방접종에 따른 이상반응으로 피해보상이 인정된 사례는 2009~2010절기 1명이 전부다.

이 자료를 통해 백신 접종 유무와 사망 사이 관계를 해석하려면 같은 기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 중 사망한 사례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고연령에서 동절기 평균 몇명이 사망하는데 예방접종 후 평균 몇명이 사망한다는 자료 등 비슷한 시기, 비슷한 연령에서 어느 정도 사망하는지 같이 비교해야 자료 해석이 가능하다"며 "2019년 10월 이후 65세 이상 사망 사례에 대해 미접종자, 접종자와 그 시기 사망자 수를 비교하고 행정안전부 집계 사망자 통계, 예방접종률, 접종 기록 등 통계를 보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반대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1년에 최소 1000명에서 최대 3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고령자 등 고위험군들이 며칠 간 상기도염 감기 증상 보이다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고 암이나 뇌졸중 같은 기저질환자가 마릭에 인플루엔자에 걸려 폐렴으로 진행돼 사망한다"며 "실제 인플루엔자 사망자는 추계하지 않지만 수학적 방법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적게는 1000명, 많게는 3000명이 추정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유통과정 중 상온 노출과 관련된 48만도스(1회 접종분)와 백색 입자 관련 61만5000도스 등 총 106만도스(중복 물량 제외)를 수거·회수했으며 해당 물량은 예방접종에는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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