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검사계획' 룸살롱서 건넸다…김봉현은 술값 대납

기사등록 2020/10/26 10:41:53

'김봉현 뇌물' 혐의 전 청와대 행정관 1심 판결문

행정관, 금감원 선임검사역에게 보고서 건네받아

김봉현, 열람후 술값 대납…이튿날 보안문서 또 봐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0.04.24.semail3778@naver.com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8월 '라임자산운용(라임) 검사계획서'를 입수한 장소는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룸살롱은 최근 김 전 회장이 '옥중편지'를 통해 주장한 '검사 술접대' 장소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끈다.

26일 뉴시스가 입수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판결문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8월21일 서울 강남구의 한 룸살롱에서 김 전 회장에게 '라임의 불건전 운용행위 등 검사계획 보고' 문서를 열람하게 했다.

김 전 행정관은 김씨로부터 이 같은 행위 등에 대한 대가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아 지난달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김 전 행정관은 라임의 펀드자금 모집과 운용 과정 전반에 대해 검사하던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 검사 2팀 소속 선임검사역 조모씨와 함께 술을 마시며 이 보고서를 건네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이 보고서를 본 뒤 김 전 행정관의 술값 650만원을 대신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행정관은 이튿날에도 조씨로부터 보안문서인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차입현황 및 향후 대응방안'을 넘겨받고 이를 김 전 회장에게 열람하도록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이 룸살롱을 김 전 회장 체포 이틀 전인 지난 4월21일께 압수수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2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행정관의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 관련 (압수수색)"이라며 "4월14일 영장을 받아서 (21일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또 "체포 전이어서 김 전 회장의 진술을 듣고 한 것이 아니다. 전 청와대 행정관이 김 전 회장과 다녔다고, 스스로 접대 받았다고 얘길 해서 압수수색을 하면서 접대, 향응 제공 사실을 조사한 것으로 판명된다"고 말했다.

해당 압수수색이 김 전 행정관 사건과 관련된 것이지 김 전 회장이 주장한 검사 접대 의혹과 무관하다는 의미였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앞서 공개한 옥중편지에서 지난해 7월께 A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에게도 접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접대 장소는 김 전 행정관의 술값을 내줬던 룸살롱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 사건 1심 판결문에 나오는 시점과는 약 1개월 차이가 나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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