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법원 드나들며 세번 서초동 '악연'
'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96년 집행유예
이후 안기부 'X파일'로 무혐의 처분 받아
'편법승계 의혹'으로 집행유예…특별사면
서초동과 악연의 첫 시작은 1995년 11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관련 첫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다. 검찰은 같은해 12월 이 회장에게 뇌물공여죄 등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 회장은 1990년부터 1992년까지 청와대 접견실에서 계열사 사장을 통해 삼성그룹이 경제정책 등에서 우대를 받거나 불이익이 없도록 선처를 받고자 노 전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총 4회에 걸쳐 100억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았다.
이 회장은 1996년 8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이 회장이 재벌그룹 총수 위치에서 기업 경영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에게 금원을 제공한 이상 뇌물공여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 개천절을 맞아 비자금에 연루된 다른 기업 총수들과 함께 이 회장은 특별사면됐다.
서초동과의 두 번째 악연은 2005년이었다. 당시 삼성그룹 2인자였던 이학수 전 부회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의 대화가 녹음된 이른바 안기부 'X파일'이 터지면서 이 회장 역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당시 대화에는 정치권과 검찰에 '떡값' 등 금품을 줬다고 대화하는 내용 등이 담겨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미국에 체류하고 있었던 이 회장은 서면 조사만 받고 무혐의 처분됐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명의 계좌에 비자금 50억원이 있다며 삼성이 계열사 사장단과 임직원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정치, 사법, 행정부 등 사회 지도층에 전방위적 불법 로비 행각을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세금을 내지 않고 부를 세습하기 위해 편법과 불법을 동원했다고 당시 김 변호사는 주장했다. 사회적 파장이 커지며 특검이 구성됐고, 특검은 두 차례 소환한 끝에 이 회장을 불구속기소했다.
이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실제 가치보다 낮은 저가로 발행, 이재용 부회장 남매가 지배권을 갖도록 인수하게 해 재산상 이득을 취하고 에버랜드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또 삼성SDS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 230억원어치를 발행하며 이재용 부회장 남매 등에게 사채권과 신주인수증권이 양도되는 과정에서도 당시 장외보다 헐값에 BW가 발행되게 해 227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이 외에 이 회장에게는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465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 소유주식 변동을 증권선물위원회·거래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이 회장은 2009년 파기환송심까지 네 차례의 재판을 거쳤고, 삼성SDS에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관련 227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이 확정됐다.
다만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핵심 쟁점이었던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 배임 혐의는 회사에 어떠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어 범죄의 증명이 안 된다며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 회장은 2009년 12월31일자로 또 특별사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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