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화폐 보고서 논란 사과한 조세연…'정치 개입설'은 반박(종합)

기사등록 2020/10/19 18:41:10

김유찬 원장 정무위 국감서 의원 질의에 답변

"표현 미숙 등 문제, 사회적 물의 일으켜 죄송"

"기존 연구와는 다른 의견…시사하는 바 있다"

"정치 개입 목적"이라는 지적에는 "동의 안 해"

"이재명 지사, 내용 모르고 공격"에는 "그렇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정 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19. photo@newsis.com

[세종·서울=뉴시스] 김진욱 김남희 기자 =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기관 국정 감사에서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9월 내놔 지역 화폐의 효과성 논란에 불을 붙였던 보고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유찬 조세연 원장은 "보고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기존 연구와 다른 의견을 제시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이 보고서를 냈다는 평가가 있다"는 지적에는 반박했다.

김유찬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서 지역 화폐 보고서에 관해 질의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표현의 미숙함 등 보고서에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김유찬 원장은 "그런 표현의 문제를 넘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보고서의 결론이다. 현재 (지역 화폐가) 실제로 모든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특별한 2가지 업종에만 혜택이 집중된다는 문제를 지적했다"면서 "이런 문제점이 해결됐으면 하는 것을 정치권과 정책 결정권자에게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이어 "그렇다고 (이렇게 지적했다고) 해서 부분적이나마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효과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지역 화폐 제도를 폐지하자고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중 손실(정부의 정책이나 세금 개입에 따라 시장에서 사라진 이익)이나 발행 비용, 이런 문제들이 보고서에 과도하게 표현된 것은 지금까지 수정해왔다. 절차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수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유찬 원장은 또 "다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보고서의 결론이다. 그 부분은 지금까지의 다른 연구 대비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점을 인정해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다.

보고서에 이용된 자료가 지역 화폐 발행 사례가 적었던 2018년까지라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는 같은 당 민병덕 의원에게는 "(2018년에서) 2019년에 (지역 화폐 발행) 지방자치단체 수가 3배 늘었고, 개별 지자체의 발행액 규모도 3배 정도 늘었다. 규모가 질적으로 달라지면 그 성격도 달라지지 않겠느냐 생각할 수 있는데, 규모가 이렇게 늘었다고 해서 (과거 자료가) 통계를 분석할 수 있는 기초 요건으로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유찬 원장은 이어 "연구가 성급하다고 하셨는데, 연구가 꼭 갖춰야 하는 요건 중 하나는 적시성이다"라면서 "큰 정책이 광범위하게 시행되기 전에 그 규모가 좀 작을 때 연구를 해 그 효과가 측정되면 (일찍 발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 저희 연구가 (기존 연구와) 다른 의견을 제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조세연이 이런 보고서를 낸) 목적이 매출 타격을 입은 카드 업종을 보호하고, 정치적으로 개입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는데 동의하느냐"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게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조세연은 2018년 자료를 올해 받아 검토한 것인데, 이재명 지사는 '왜 2019년 자료로 연구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조세연의 (보고서에 쓰인) 기본 자료가 언제 나왔는지도 모르고 비판한 것 아니냐. 이재명 지사는 내용을 파악하고 공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성일종 의원의 연이은 질문에는 "그렇다"고 했다.

앞서 조세연은 지난 9월15일 '지역 화폐의 도입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역 화폐 발행으로 인한 경제적인 순손실이 올해 1년간 2260억원에 이른다"면서 지역 화폐 발행이 해당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를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 이재명 지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조세연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을 부인했다" "2년 전(2018년) 결과를 지금 분석하는 것이 이상하다" "다른 국책 연구원의 연구 결과와 상반된다"며 조세연을 "얼빠진 연구원"이라고 비난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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