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듬 '히스테리아', 전미번역상·루시엔스트릭상 동시 수상

기사등록 2020/10/16 12:05:12

"의도된 비이성, 과잉된 언어…흥미롭고 빛나는 작품집"

"긴장감 넘치고 불안정한 시편…韓 여성시 길 여는 도화선"

[서울=뉴시스]김이듬 시인과 그의 다섯번째 시집 '히스테리아'. (사진 = 뉴시스 DB, 문학과지성사 제공) 2020.10.1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김이듬 시인의 시집 '히스테리아'의 영문번역본이 올해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과 전미번역상 동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 상을 주관하는 미국문학번역가협회는 15일(현지시간) 온라인 콘퍼런스를 통해 수상작 발표와 시상식을 진행했다.

전미번역상은 미국문학번역가협회가 1998년 제정한 것이다. 시, 산문 등 분야에 시상한다.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은 미국 시인이자 번역가로 활동한 루시엔 스트릭을 기리고자 2010년부터 운영되는 상이다. 두 상 모두 작품과 번역자에 수여한다.

'히스테리아'는 심사위원으로부터 "의도된 비이성과 과잉된 언어로 도시의 일상 경험을 표현하는 흥미롭고 빛나는 작품집"(전미번역상) "긴장감 넘치고 불안정한 시편들은 독자의 손을 타오르게 하며 현대 한국 여성시의 명징한 길을 여는 도화선이 됐다"(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등의 평을 받았다.

수상 소식을 접한 김이듬 시인은 미국 일간지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의 많은 젊은 시인들이 번역 소개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주목을 부탁했다. 또 번역팀이 영문 번역을 훌륭하게 해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미국에서 '히스테리아' 영문 번역본을 발행한 출판사 '액션북스'는 페미니즘을 비롯한 급진적인 정치성을 포용하는 다양한 국가의 문학 예술을 소개해왔다. 특히 한국 문학 시리즈를 꾸준히 발간해 김이듬 시인 뿐 아니라 최승자, 김혜순 시인의 시집도 번역 출판했다.

"내 마음의 기생은 어디서 왔는가. 오늘 밤 강가에 머물며 영감(靈感)을 뫼실까 하는 이 심정은. 영혼이라도 팔아 시 한 줄 얻고 싶은 이 퇴폐를 어찌할까. 밤마다 칼춤을 추는 나의 유흥은 어느 별에 박힌 유전자인가. 나는 사채 이자에 묶인 육체파 창녀하고 다를 바 없다." - '히스테리아' 시골창녀 중

'히스테리아'는 2014년 문학과지성 시인선으로 출간된 김이듬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당시 '감각적이고 도발적인 시 세계'라는 평을 받으며 한국 시단에 큰 충격을 안겼다고 한다.

한편 지난해에는 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을 번역한 최돈미 번역가가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