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에 '中 IT기업 배제' 5G 클린 네트워크 협력 요청

기사등록 2020/10/14 17:20:45

"5G 클린네트워크에 대한 美측 협력사항 제기"

정부 "특정 업체 선택 문제는 민간업체 판단"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제하라는 협의는 없어"

"검토 단계…관련 부처와 기관 협의 필요 사안"

[서울=뉴시스]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가 10월14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미국이 한국 정부에 중국 IT기업을  배제시키기 위한 '5G 클린 네트워크(Clean Network)' 구축 계획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14일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에서 이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화상회의 방식으로 2시간40분 가량 진행됐다.

이날 양측 수석대표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 침체 우려에 대응한 글로벌 공급망 복원력 제고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미국은 경제·보안 분야에서 5G 클린 네트워크(Clean Network) 계획을 설명하고, 양국간 이해를 높였다고 외교부 측은 전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 IT 기업들을 배제시키기 위한 '클린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밝혔다. 이는 미국의 통신사, 앱스토어, 앱, 클라우드, 케이블 등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중국 기업과 기술의 퇴출을 뜻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클린 네트워크와 관련해 미국이 기본적인 것, 중요성을 얘기하고, 요청하는 협력 사항들이 제기됐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제하라는 협의가 이뤄지진 않았다. 클린 네트워크와 관련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상호 이해를 제고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클린 네트워크에 대한 정부 입장에 대해선 "아직은 검토 단계에 있고, 좀더 관련 부처와 기관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이통통신사업자가 특정업체를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상 민간 기업이 결정할 사항"이라며 "미국 측의 우려 사항은 5G 보안 우려가 있는데, 우리 이동통신시장에서 사용되는 5G 보안상의 우려에 대해서는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면서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서 협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미국이 화웨이 제재 강화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수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선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현재 상황들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미국 설명은 있었지만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反中) 경제 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Economic Prosperity Network)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Senior Economic Dialogue)'가 10월14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됐다. (사진/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이날 양국 수석대표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항공노선 유지, 역내 7개국 외교차관 전화협의 참여, 진단키트 및 마스크 지원 등을 통한 협력은 한·미 협력 파트너십의 모범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 침체 우려에 대응해 글로벌 공급망 복원력 제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과 관련해 한미과학기술협력협정 연장 관련 협의를 지속키로 했다. 에너지 협력에 관해선 지난 8월 개최된 제7차 한미 에너지안보대화 및 1.5트랙 한미 에너지 화상간담회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 2021년 한미에너지정책대화를 개최키로 했다.

양국은 한국의 신남방 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연계한 실질 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개발, 인프라, 에너지·자원 등 분야에서 진전을 평가하고, 관련 분야에서 신규 협력사업 발굴을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관련, 양측은 지난 제4차 SED를 계기로 채택한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에 관한 행동계획' 이행을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9월 두 차례의 라운드테이블 개최를 평가하고, 이러한 협의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인적 교류, 기업인간 상설 네트워킹 포럼 설립 등 구체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양측은 인공지능 및 양자 컴퓨팅 등 신규 협력 분야에 대한 협력 가능성에 대해 협의하였으며, 경제안보 등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향후 양측은 2021년 한국에서 제6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및 제5차 한·미 민관합동경제포럼을 개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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