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SML 경영진과 사업협력 강화 방안 논의
스위스 들러 IOC 후원 공식 파트너십 관련 미팅도
두 개의 재판 준비하며 해외 현장경영 본격화 예상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 Seoul Gimpo Business Aviation Center)를 통해 전용기로 입국했다. 비즈니스항공센터는 국내외 기업, 개인 등의 비즈니스항공기 수요자를 위한 운항지원 전용시설로서, 출입국 수속시설을 갖춘 여객터미널과 항공기 보관 및 정비서비스를 제공하는 격납고 시설을 갖추고 있다.
긴 코트 차림에 마스크를 쓴 이 부회장은 손에도 장갑을 낀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EUV(극자외선) 장비 공급확대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왔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도 다녀왔다"며 "다음 출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출장에 동행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일행은 곧바로 마리나베이호텔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네델란드는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해제한 국가이며 이 부회장의 출장은 기업인 신속통로 합의에 따라 출입국한 경우에 해당돼 해외입국자 2주 간 자가격리를 면제받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에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 등 ASML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2019년 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이번 미팅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이 배석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발이 묶여있은지 5개월여 만이다. 이 부회장의 해외 현장 방문은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이 마지막이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세 차례의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등 불편을 감수하면서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사업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해외 출장 재개를 시작으로 비즈니스 이슈가 있는 베트남과 일본, 중국 등 출장 일정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선 기업인 입국절차 간소화가 7개월 여만에 시행된 일본이나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가 한참 지어지고 있는 베트남을 유력한 출장지로 예상했지만 이 부회장은 유럽행을 먼저 택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오는 22일과 26일 각각 잡혔고,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두 사건에 대한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되는 만큼 재판 일정을 고려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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