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경찰이 개천절 집회 당시 버스차벽 설치 등 과잉대응 논란과 관련, 광복절 당시 열린 광화문 집회에서 주최 측이 신뢰를 훼손했기 때문에 나온 조치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12일 열린 출입기자단 정례 간담회에서 개천절, 한글날 집회에 대한 평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장 청장은 "8·15(광복절 집회) 당시 상황은 굉장히 특수했다"며 "감염병예방법을 지키고 100명으로 집회하겠다고 해서 법원도 일부 허용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고는 100명이었지만 실질적으로 100배가 넘는 인원이 참여했고 결과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됐다"며 "막연히 (인원이) 집회 신고기준을 넘겼다는 문제가 아니고 법원의 결정이 무시된 부분을 위중하게 봤다"고 했다.

장 청장은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훼손된 상황에서 그 이후 집회가 신고된대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3일과 9일은 특병방역기간 중 집회가 열렸고 서울시는 10인 이상으로 신고된 집회를 다 금지했다. 10인 미만이라도 특정지역은 집회금지였다"며 "또 사회적으로도 추석 명절 고향 방문을 자제할만큼 위중한 상황이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경찰 입장에선 감염병 상황이라는 특수성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청장은 "3일과 9일 소규모 집회의 경우 법원에서 제시한 기준대로 집회가 개최됐다"며 "그런 것들도 나름대로 주목을 받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 광복절 집회 당시 법원의 허가를 받은 일부 보수단체 집회에 다수 인원이 몰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달 3일 개천절날 광화문 집회에 차벽을 설치하고 임시검문소를 운영하며 불법집회를 원천차단했다. 하지만 이런 경찰의 대응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한글날인 지난 9일 경찰은 차벽을 설치하지 않는 등 3일에 비해 대폭 완화된 모습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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