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평가기준은 언론 보도량 중심…"시대착오적"
새 평가지표는 언론 보도 빼고 SNS·카드뉴스 포함
"정책국감 아닌 SNS국감" vs "정책 제안 가장 중요"
국정감사 첫날인 7일 더불어민주당 비서들이 모인 단체카톡방에서 나온 말이다. 민주당이 이날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기준을 바꾸겠다고 공지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매년 국정감사 종료 후 상임위별로 2명씩 우수의원을 선정한다. 언론보도 성과가 가장 중요한 지표인데 "기사 개수로 점수를 매기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민주당은 7일 새로운 평가기준을 발표했다. 언론보도 항목를 없애 ▲질의서 ▲보도자료 ▲정책자료집 ▲온라인 정책활동 ▲카드뉴스 5가지로 개편하고 '주요 제도개선 및 정책 제안 사항'도 적도록 했다.
이 중 '온라인 정책활동'에는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SNS가 포함된다. 새로 추가된 카드뉴스 항목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게재'가 예시로 쓰여있다.
여당 의원실의 한 비서는 "매체별 보도량 경쟁을 없앤 것은 1보 전진이지만, 정책국감이 아닌 SNS국감으로 만든 탁상행정은 2보 후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비서는 "유튜브 영상도 올리고 카드뉴스도 만들라는 건 SNS 제작을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없이 만든 기준 같다"며 "이번에 우수의원상을 못 받으면 의원실마다 홍보담당 비서를 탓하겠다"고 조소했다.
모 비서관은 "우리 의원실은 원래 정책질의 위주였는데 홍보로 점수를 매긴다고 해서 국감 꼭지를 다 바꿨다"며 "정책 담당이지만 홍보업무를 분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미 보도된 내용을 이제 와서 카드뉴스로 만들어야 우수의원이 될 수 있는 것이냐"며 "국정 전반에 대한 분석이나 정책 제안을 고민하기도 바쁜 시기에 이미 지나간 뉴스를 카드뉴스로 만드는 데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내행정기획실 관계자는 "기존의 언론보도 중심 정량평가에 대한 불만이 많아서 이번에 변경한 것"이라며 "카드뉴스 한 장당 점수를 매기는 게 아니라, 다양한 SNS에 대해 예시를 든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은 '제도개선 및 정책 제안 사항'이다.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는 내부 의견을 수렴해 올해 국정감사 평가는 기존 방식으로 진행하되, 원내대표실·민보협·전문가 등의 논의를 거쳐 변경한 제도를 내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당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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