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심방세동 환자 대상
맥박 정상으로 돌리는 시술 성공
"약물치료보다 치매위험 27%감소"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대훈 연구교수,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팀은 8일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은 성인 83만 4735명 중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받은 9119명과 약물치료를 받은 1만 7978명의 치매 위험도를 11년간(2005~2015년)비교한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전극도자 절제술이 성공해 '환자가 심방세동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치매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들을 최장 12년, 환자의 절반 이상을 52개월 동안 추적했다.
심방세동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고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는 것으로 뇌졸중과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 환자의 절반 이상은 80세 이상이다. 전극도자 절제술은 혈관을 통해 심장에 튜브를 삽입해 부정맥이 발생하는 위치를 찾고,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해 해당 부위를 비활성화하거나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 연구결과 약물치료 군의 치매 누적 발생률은 9.1%인 반면 전극도자 절제술 군은 6.1%에 그쳤다. 전극도자 절제술의 치매 위험도가 약물치료보다 약 27% 낮았다.
또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절제술 실패군(절제술 시행 후 심방세동이 재발했을 가능성이 높음)은 약물치료 군과 비교했을 때 치매 예방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재발없이 정상리듬인 '동리듬'이 잘 유지된 절제술 성공군의 예방 효과가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치매 발생률을 1000인년(100명을 10년간 관찰한다는 의미)으로 환산해 비교한 결과 전극도자 절제술 군은 5.6명, 약물치료 군은 8.1명으로 집계됐다. 치매 유형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발병률도 같은 방법으로 비교한 결과 전극도자 절제술 군은 4.1명으로, 약물치료 군(5명)에 비해 약 23% 낮았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발병률이 높은 혈관성 치매의 경우 전극도자 절제술 군이 1.2명으로 약물치료 군(2.2명)보다 약 50% 낮았다.
정보영 교수 "치매는 질환의 특성상 오랜 관찰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연구된 바가 많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전극도자 절제술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훈 교수는 "시술 후 심방세동이 재발하지 않은 전극도자 절제술 성공군에서 치매 예방 효과가 두드러졌다"며 "이것은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리듬을 최대한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의 이번 논문은 유럽심장학회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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