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트럼프 며칠 내 악화할 수도…리제네론 항체약물 효과 가능성"(종합)

기사등록 2020/10/06 15:30:54

"감염 환자들 5~8일 사이 반전 일어나기도"

"의사들도 알아…백악관 내에서 주시할 듯"

[워싱턴=AP/뉴시스]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31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2020.08.01.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국 최고 감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아 입원했다 사흘 만에 조기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꽤 좋아보였다면서도 며칠 내에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료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문제는 그가 질병 초기 단계라는 것이다. 감염 환자들을 보면 5일~8일 사이에 반전(reversal)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고 밝혔다.

여기서 '반전'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거나 곤경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그럴 가능성은 낮겠지만 그들(의사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알고 있고 그래서 주시할 것"이라며 "병원이 아닌 백악관 테두리 안에서 그런 일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원 모습에 대해선 "며칠 동안 벗어나지 못할테지만 (퇴원 모습은) 확실히 아주 좋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와 관련해 "코로나19와 싸우는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견을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단일항체 치료는 과학자들이 상당히 낙관하는 잠재적인 코로나19 치료법 중 하나"라며 "우린 다른 질병에서 경험을 했다. 리제네론의 단일클론 항체는 에볼라에서 매우 성공적이었던 두 개의 항체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을 낫게 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고 실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여러 연구가 있기 전엔 증명할 수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연적으로 호전됐을 수 있지만 내 의견을 묻는 거라면 그것이 차이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REgn-COV2'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서로 다른 2개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 2개를 조합한 것으로, 지난 6월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임상시험 외에 중증 환자에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미승인 약물을 투여하는 '동정적 사용'에 한 해 허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약물을 8g 투여받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오전 1시께 트위터를 통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공개한 뒤 같은 날 메릴랜드 월터리드 군병원에 입원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흘 만인 이날 오후 6시40분께 조기퇴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에서 나올 때 낮은 계단을 손잡이를 잡고 내려왔으며 차량쪽으로 걸어갈 땐 짧게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엄지를 들어 올렸다. 이어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서 백악관 남쪽 잔디밭 사우스론에 내린 뒤 도움 없이 백악관 계단으로 올라갔고 2층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고 결연한 표정으로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면서도 "의료진과 나는 모든 평가를 거쳐,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그의 의학적 상태가 그의 퇴원을 동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72시간 동안 열이 나지 않았고 혈중 산소포화도도 정상이란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 후 두 차례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산소 보충을 받았다. 이를 돕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도 복용했다. 외부 전문가들은 중증환자에게 투여하는 덱사메타손과 항바이러스성 렘데시비르, 리제네론 항체 약물, 비타민 D, 아연, 파모티딘 등을 복합 투여받았다는 점으로 미뤄 조기 퇴원은 무리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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