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트럼프 사흘만에 퇴원? 있을 수 없는 일"

기사등록 2020/10/05 17:48:30

'중증환자용' 렘데시비르·덱사메타손 등 혼합치료

[베데스다=AP/뉴시스]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자동차에 올라 깜짝 외출,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국립 군 병원 밖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2020.10.05.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이르면 사흘 만에 퇴원할 수도 있다는 주치의 소견에 대해 많은 외부 보건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증 환자에 사용하는 덱사메타손과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사실 등을 근거로 조기 퇴원은 안 될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로버트 웍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장은 "렘데시비르와 덱사메타손이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환자라면, 백악관의 의료 역량에도 불구하고 (입원) 사흘 만에 퇴원시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사흘 만에 퇴원하려면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는데 서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대 의대 감염병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5일 백악관으로 복귀시킬 수 있다는 의견에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십중팔구 확신하는데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참모들의 결정이지, 의사들의 결정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WP는 "코로나19 환자들은 첫 증상이 나타난 이후 일주일에서 열흘 간 특히 취약하다는 의학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비교적 건강해 보이는 환자라도 바이러스 그 자체나 과도한 면역반응 때문에 상태가 갑자기 악화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로셸 월렌스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감염병과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3가지 강력한 치료제를 섞어 사용한 첫 번째 환자일 수 있다면서 서로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자료가 없다고 우려했다.

월렌스키 과장은 "트럼프 대통령 치료제 목록엔 항바이러스성 렘데시비르와 여전히 임상 시험 중인 실험치료제인 단클론항체, 호흡곤란 증세 완화를 돕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여기에 검증되지 않은 비타민 D와 아연,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파모티딘도 복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모두 데이터가 없는 영역이다. 우린 단지 모를 뿐"이라며 이러한 치료들로 미뤄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주치의의 설명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호전됐으며 이르면 5일 병원에서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두 차례의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2일 오전 1시께 트위터로 이를 공식 발표한 뒤 같은 날 오전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때 산소포화도가 기준치보다 낮아져 산소호흡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덱사메타손을 복용한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으나 X-레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 상 폐 손상 여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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