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신속검사 양성 후 언론 인터뷰서 정확히 안 밝혀
WSJ "초기 비밀주의가 불안 야기…건강상태도 혼선"
행정부 관리 "공식 소통창구 없어…트위터·TV만 보고 있다"
공식적으로 확진 사실을 공개한 것은 2차 검사 후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진행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 건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폭스뉴스 숀 해니티와 인터뷰를 하기 이전에 코로나19 신속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수양딸로 불리는 최측근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의 확진 소식은 언급했지만 자신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은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이후 정확도가 보다 높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오자 몇 시간 뒤인 2일 오전 1시께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확진 사실을 공개했다.
처음에 진행한 신속검사는 코 속 깊은 곳에서 표본을 채취하는 PCR 검사보다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도 음성 반응이 나오거나, 감염되지 않았는데 양성 반응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미 식품의약국(FDA)은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사실을 숨겼으며 언론 인터뷰에서도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WSJ은 비판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과 주변 사람의 확진 사실도 비밀에 부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힉스 보좌관등 주변 사람들 사이에 코로나19가 퍼졌으나 한 보좌진에게 이 사실을 공개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고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 역시 힉스 보좌관의 확진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을 정도다. 스테피언 본부장은 2일 확진을 받았다.
이 외에도 며칠 사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공화당 의원들의 확진이 잇따르고 있다.
힉스 보좌관, 스테피언 본부장을 비롯해 대통령 수행원 닉 루나 보좌관,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에이미 코니 배럿의 연방대법관 지명식에 참석했던 톰 틸리스·마이크 리·론 존슨 상원의원, 켈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도 확진됐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 이너 서클의 초기 비밀주의가 백악관 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건강 상태를 놓고 주치의 숀 콘리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엇갈린 메시지를 내보내면서 혼란을 더했다.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호전됐으며 이르면 5일 윌터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두 차례 혈중 산소포화도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고 3일 산소호흡기를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선 여전히 언급을 피하는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에 중증환자에게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 사용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메도스 실장은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의 활력징후(vital sign) 초기 증상이 우려스러웠다"며 "앞으로 48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상반된 내용을 전했었다. 이 같은 이야기를 전해듣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노했다고 소식통은 알렸다.
행정부 한 관계자는 "백악관에 그 어떤 공식 소통 창구도 없다"면서 "이 때문에 트위터와 TV만 쳐다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건재함을 알리려는 듯 4일 오후 차량을 타고 월터리드 군 병원 밖에 있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깜짝 이벤트를 펼쳤다. 그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차량 뒷좌석에 창문을 닫고 앉아 창 밖으로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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