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잊지 못할 하루"…추신수의 특별했던 2020시즌 마지막 날

기사등록 2020/09/28 10:39:02

텍사스와 7년 계약 마무리…799경기 타율 0.260, 114홈런, 355타점

구단, 마지막 경기 추신수 가족 깜짝 초대

[휴스턴=AP/뉴시스]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3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지명타자로 나서 8회 1점 홈런을 치고 있다. 추신수는 4타수 1안타(홈런) 1타점을 기록했고 팀은 4-8로 패했다. 2020.09.04.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오늘은 절대 잊지 못할 겁니다."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가 2020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추신수는 텍사스와 7년 계약도 마무리됐다.

추신수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2020시즌 마지막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1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극적인 복귀였다. 추신수는 지난 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오른 손목 인대 염좌 부상을 입었다. 회복이 더뎌 시즌 아웃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앞두고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해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1회 첫 타석에서 3루쪽으로 향하는 기습 번트 안타를 쳤다. 전력 질주해 1루로 향한 그는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 발목을 다쳐 곧바로 대주자와 교체됐다.

어쩌면 텍사스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가 100% 컨디션이 아닌 건 알지만,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출장하게 하고 싶었다"며 베테랑을 향한 예우의 뜻을 나타냈다. 

텍사스가 준비한 배려는 또 있었다. 추신수의 아내 하원미 씨와 두 아들, 딸은 이날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구단이 특별히 추신수의 가족을 초대한 것이다.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에 따르면 추신수는 가족이 경기장을 찾은 것을 모르고 있다가 경기 시작 후 전광판을 통해 가족의 모습을 확인했다.

추신수는 "오늘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며 "2020년은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힘든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나로서는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뜨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추신수의 손목은 다 낫지 않았다. 배트를 쥐고 휘두르는 것도 힘든 상태였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는 대신, 번트를 대는 방법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추신수는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연봉 대비 활약에 대해선 논란이 따르기도 했지만, 추신수는 계속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제 몫을 다했다.

동료들도 추신수의 가치를 인정한다. 루그네드 오도어는 이날 추신수가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뜨거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오도어는 "추신수는 팀 동료 중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텍사스에서 7시즌 동안 799경기에 출전한 추신수는 타율 0.260, 114홈런 355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부상과 부진 속에 33경기에 나와 타율 0.229, 5홈런 15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텍사스와 계약이 끝난 추신수의 거취는 아직 불투명하다. 현역 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를 보이곤 있지만, 노장인 그를 영입할 메이저리그 팀이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에도 추신수는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고 싶다. 그냥 경기를 하는 것이 좋다"며 야구를 향한 여전한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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