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급진 좌파 대법관 후보 지명할 것"…이념 공세(종합)

기사등록 2020/09/22 16:48:14

"바이든, 후보 공개하면 당선 가능성 사라질 것"

'대법원 구성' 바이든에 이념 공세로 활용

[스완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스완턴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 2020.09.22.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이슈가 되고 있는 연방대법관 후보 인선과 관련해 민주당 주자인 조 바이든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튜브 '도널드 트럼프' 계정으로 중계된 오하이오 스완턴 연설에서 "조 바이든은 그의 법관 후보자 이름을 열거하지 않고 있다"라며 "그들(바이든 측 대법관 후보자들)이 대중의 검토를 배겨내기엔 지나치게 극단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 정계에선 지난 18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타계한 이래 후임 인선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취임 이래 보수 성향 법관들을 임명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 인선을 할 경우 연방대법원 이념 균형추가 보수 쪽으로 급격히 쏠릴 수 있어서다.

긴즈버그 대법관 생전 미 연방대법관 구성은 보수 5명 대 진보 4명으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균형을 맞춰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진보의 보루'로 평가되던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 후보로 보수 성향 법조인을 지목할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연방대법원 구성은 향후 미 사회 흐름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영향력이 큰 이슈다. 이에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대선 전 후보 인선 절차를 강행할 경우 선거를 앞두고 진보 표심이 결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연방대법관 구성 문제를 적극적으로 바이든 후보를 향한 이념 공세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후보를 '급진 좌파의 꼭두각시', '사회주의의 트로이 목마'로 규정하며 이념 공세를 통한 중도 표 포섭에 나서왔다.

그는 연설에서 "만약 조 바이든과 민주당이 권력을 잡는다면, 그들은 대법원을 일방적으로 미국 사회를 변형시킬 급진 좌파로 채울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어 "그가 들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극좌 과격주의자들뿐"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가 중도 좌파를 위해 뭔가를 한다면 추측건대 (국민들이)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그는 좌파(지지층)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그는 과격주의자들을 들여야 한다"라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들이 그가 (대법관 후보로)선택할 사람이 누군지 알면 그는 당선 가능성을 잃게 된다"라고 거듭 공세를 이어갔다. 이어 "임기 말까지 우리는 300명의 연방 판사와, 바라건대 3명의 대법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통한 '하원 탈환'도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미친 낸시 펠로시를 제거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그(펠로시)에게 매우 싫증을 낸다"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나를 다시 탄핵하길 원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헌법적으로 의무를 부여받았다"라며 "나는 대법원 공석을 메우려 한다는 이유로 그들이 탄핵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남자"라고 비꼬았다. 이어 "나는 그들이 (탄핵할 테면)하길 원한다"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남자들을 화나게 하고 싶진 않지만, 후보자는 여성이 될 것"이라며 "괜찮겠나", "나는 남자들과 문제를 겪고 싶지 않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날 청중들은 그의 발언이 멈출 때마다 '그 자리를 채워라(Fill that seat)'라고 환호했다.

긴즈버그 생전 미 연방대법원 법관 구성은 여성 3명에 남성 6명이었다. 특히 긴즈버그 대법관은 여성 인권 신장에 기여해온 인물로, 그의 후임 자리는 여성이 채우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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