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쟁점'된 긴즈버그 후임 인선…美민주, '탄핵 옵션'도 열어놔(종합)

기사등록 2020/09/21 09:41:58

펠로시 "필요하면 화살통의 모든 화살 사용해야"

2016년 '지명 연기' 주장한 테드 크루즈 "선거 전 인준"

[워싱턴=AP/뉴시스] 지난 2018년 11월 30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워싱턴 대법원 청사에서 동료 대법관들과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앉아있던 모습. 2020.09.21.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 대선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 인선과 관련해 미국 민주당 수장이 '탄핵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미국 민주당 하원 수장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0일(현지시간) ABC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미 하원이 대선 전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 인선을 저지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윌리엄 바 법무장관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우리에겐 선택지가 있다"라고 답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당장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우리에겐 화살통에 화살이 있다"라며 "우리 국가엔 큰 도전이 제기된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또 "현 대통령은 자신과 심복의 발언으로 선거 결과에조차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라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미국 헌법을 지키고 수호하겠다고 선서했다"라며 "우리에겐 미국 국민들에게 필요한 일을 할 책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필요할 경우 화살통에 있는 모든 화살을 사용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다만 미 국민들을 향해 "당신은 투표할 수 있다"라며 "긴즈버그 대법관을 잃은 지난 18일 열 개 주에서 조기 투표를 시작했다"라고 발언, 일단 미 국민들이 투표 참여에 나서줄 것을 독려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이날 같은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에 지명을 하겠다고 밝혔다"라며 "상원이 선거 전에 그 지명 건을 받아 확정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했다.

크루즈 의원은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직 재임 중이던 지난 2016년 2월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별세하자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후임 대법관 인선을) 하지 않는 오랜 전통이 있다"라며 대선 이후로 인선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크루즈 의원은 그러나 이날 인터뷰에서 "당시 민주당은 모두 지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고 공화당은 모두 확정하지 않겠다고 했었다"라고 했다. 대선 전 지명 절차를 완료하려는 움직임이 공화당만의 '내로남불'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크루즈 의원은 아울러 "대법관 지명을 진행하기 위해선 대통령과 상원이 존재해야 한다"라며 "이 경우, 미국 국민은 (이미) 투표를 했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뽑았다"라고 발언,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명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선출됐고, 상원은 이 지명을 확정하기 위해 선택됐다"라고 거듭 말했다.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로 인한 후임 대법관 지명 문제는 단순한 사법부 구조 개편보다 의미가 크다. 미 대법관은 한 번 임명되면 종신직으로 일하는데, 이 때문에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미국 사회의 흐름을 결정 지을 중요 문제를 판결할 수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 전 미 연방대법원 구성은 보수 성향 5명 대 진보 성향 4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수 단체가 임신중단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대법원 이전 판례 전복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보수 성향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념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보수 성향 대법관 인선이 이뤄질 경우 미 대법원 이념 성향은 확연히 보수 쪽으로 기울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취임 이래 미 전역 법원 보수 성향 판사 대거 임명을 업적으로 과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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